[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놀이공원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롤러코스터가 미 항공우주국(NASA)에 들어선다.
우주비행사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기 위함일까? 아니다. 우주선 발사대에서 발생하는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탈출용이다.
나사(NASA)는 최근 우주선 발사 직전 화재, 폭발 등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주비행사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롤러코스터 비상탈출장치(EES;Emergency Egress System)를 도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사(NASA)가 이 같은 발상을 한 것은 촌각을 다투는 비상 상황에서 약 110m 높이의 발사대로부터 가장 빠르게 우주비행사와 현장요원을 대피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롤러코스터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사(NASA)는 현재 발사대 측면에 레일을 설치, 4~6명이 탑승할 수 있는 소형 롤러코스터 4대를 운용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각 롤러코스터는 중력가속도를 기준으로 시속 160㎞의 속력을 낼 수 있는데, 발사대 정상에서 지상까지 4.5초면 탈출이 가능하다.
또한 승무원들이 롤러코스터로 옮겨 타는 시간을 포함해도 탈출시간은 88초에 불과하다.
이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케이블 카, 슬라이브 튜브(파이프형 미끄럼틀) 등 이미 사용 중인 EES 시스템에 비해 월등히 빠른 속도임은 물론 나사(NASA)의 탈출 제한시간 자체 규정인 2분보다도 32초나 빠른 것이다.
특히 이 장치는 비상시 동력이 끊어졌을 때를 대비해 오직 중력과 기계적 구조의 힘으로 작동되며, 놀이기구와 동일한 수동형 마그네틱 및 마찰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정지한다.
나사(NASA)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총 500만~1,000만 달러(47~95억원)를 투자할 예정으로 오는 4월 20일까지 롤러코스터 제작사, EES 전문업체 등의 제안서를 받아 2009년 이전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화성탐사용 유인우주선 오리온 호(號)가 발사될 오는 2010년경에는 TV에서 롤러코스터 EES시스템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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