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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조언까지 하는 서비스 로봇시대 개막

걷고 말하는 것은 물론 청소와 요리까지 할 수 있는 가사 도우미(서비스) 로봇은 인류의 오랜 숙원 중 하나다.

고성능 컴퓨터, 소형화된 디지털 카메라와 모터, 정교한 보행 알고리즘 등 로봇 관련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하고 있지만 인간처럼 지각하고 작동하는 로봇의 출현은 아직까지 ‘꿈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로봇 전문가들은 앞으로 10~20년 안에 인간과 같은 수준의 지각 능력을 갖춘 서비스 로봇이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담은 물론 투자 조언까지 할 수 있는 로봇의 출현은 이 같은 전망이 단순한 기대 차원이 아님을 보여 준다. 사람들을 피곤한 집안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줄 서비스 로봇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일본, 세계 서비스 로봇시장 이끌어

로봇 기술은 일본이 단연 앞서가고 있다. 일본은 현재 세계 산업용 로봇 수요의 60%를 충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용 로봇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이용해 서비스 로봇시장 공략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 1996년 두 발로 걷는 로봇 ‘피투’를 개발했으며, 2000년 혼다의 ‘아시모(ASIMO)’, 2003년 소니의 ‘큐리오(SDR-4X II)’, 2004년 도요타 자동차의 ‘파트너 로봇’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서비스 로봇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현존하는 서비스 로봇 중 가장 유명한 아시모는 달리기, 계단 오르기, 심지어는 훌라 춤도 출 수 있다. 특히 넘어지지 않도록 고안돼 있어 안전성 역시 높다.

하지만 아시모는 움직이는데 많은 동력이 소모된다. 각 연결 부분, 즉 팔다리의 동작을 제어하는 모든 곳에 동력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시모의 배터리는 30분 정도밖에 버티지 못한다.

후지쯔의 HOAP-1과 소니의 SDR-4X는 음성 명령에 반응한다. HOAP-1의 설계자들은 노약자를 돌보는데 이 로봇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일반인들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SDR-4X는 파티용 로봇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춤추고 노래할 수 있다.
특히 10명의 얼굴을 기억해 계속 눈을 마주볼 수 있으며, 제한된 대화도 할 수 있다. 이 서비스 로봇은 지난 2004년에 선보여 6만 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닥터 로봇은 내년부터 시판될 것으로 보인다. 이 서비스 로봇 역시 걷고 말하는 것은 물론 춤도 출 수 있다. 특히 장애물을 피할 수 있으며, 심지어 농담이나 투자 관련 조언까지 해준다.

이 로봇은 블루투스를 통해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특징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와 웹을 활용하면 외부에서도 집에 있는 아이들의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로봇은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며, 계단을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일본에서는 아시모를 필두로 그와 유사한 로봇들을 제1세대 인간형 로봇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본 과학자들이 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은 자체 판단이 가능한 지능의 로봇 개발이다. 이를 통해 이 세상을 보다 편리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
이에 따라 로봇 개발의 지향점도 인공지능을 부여, 팔다리와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고 가족 및 손님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맞춰지고 있다.

반면 미국의 로봇 과학자들은 진공청소 로봇이나 잔디 깎기 로봇과 같이 한 가지 일만 하는 로봇들은 굳이 자체 판단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간의 형상을 부여하는데 부정적이다.

권위 있는 로봇 연구자들 중 상당수는 가사 도우미 로봇과 같은 미래의 시장보다는 좀 더 당면한 과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미 코넬 대학의 엔지니어인 앤디 누이나는 걷는 로봇을 연구, 다리의 힘이 약해진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길을 찾고 있다.

유럽 역시 사회복지 차원에서 로봇 개발에 나서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의료, 장애인 도우미 역할을 하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 주를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웨덴의 린셰핑 대학에서 개발한 지능형 로봇. 이 로봇은 길이 0.5mm, 폭 0.25mm의 초소형으로 인간의 혈관 속에서 간단한 수술을 할 수 있다.

2020년 로봇시장 규모 5,000억 달러

국제로봇연맹(IFR)은 오는 2020년 세계 로봇시장 규모가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가정·오락·교육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은 PC처럼 일반 가정에 보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FR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현재 전 세계 로봇시장 6위, 사용대수 5위, 로봇 밀도(인구 당 로봇대수)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미국 등에 이어 로봇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것이다. 특히 정부는 2013년까지 전 세계 로봇시장의 15%를 점유해 세계 3대 로봇 국가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정보통신부는 최근 공공도우미 로봇을 우체국에 배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부 산업용과 가정용 청소로봇을 제외하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로봇이 현장에 직접 배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도우미 로봇은 우체국 현장에서 방문 고객을 직접 맞이하거나 건강정보, 창구 위치 안내, 우편번호 및 주소 라벨 출력 서비스, 우편 및 금융상품 홍보, 운세 및 바이오리듬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고객들이 우체국에서 로봇을 만나 어깨띠에 손을 대면 로봇이 그 방향으로 돌아서서 응대를 하고, 멀리 있는 경우에는 버튼을 눌러 부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원격제어를 통해 외부인이 무단 침입할 때 경고를 하고, 필요할 때에는 그물망을 발사해 침입자를 제압하는 방범 기능도 갖고 있다.

내년 말에는 보행보조 로봇과 실버로봇 등 웰빙로봇도 선보일 예정이다.
보행보조 로봇은 둔덕이 있는 실내외 환경에서 사용자의 보행을 보조, 근력이 저하된 노인·장애우의 독립적인 활동이 가능하게 하고 환자의 재활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실버로봇은 바닥이나 소파에 앉아 있는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게 50~60cm의 키에 바퀴로 주행하는 로봇이다.

특히 두 개의 카메라를 이용한 영상처리를 통해 주변 환경과 물체를 인식하고 자율판단에 따른 이동과 서비스 제공 기능을 갖추게 된다.

이 로봇은 또한 가정에서 사용자의 맥박, 혈압 등 생체신호를 수시로 점검해 건강관리를 도와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감정상태 변화에 따른 상호작용을 통해 실버인구의 고독감을 해소하는 등 가족의 부양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13년까지 지능형 로봇 관련 핵심기술을 10개 이상 확보하고, 실버로봇 등의 성공적 산업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삼성, LG 등 대기업 경쟁 가속화

이처럼 서비스 로봇시장이 앞으로 반도체시장을 추월하는 차세대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가 연구기관은 물론 대기업의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인터넷컴퓨팅연구부가 최근 개발한 지능형 서비스 로봇 ‘에트로(ETRO)’는 책, 현수막, 벽보 등을 읽을 수 있으며 사용자가 요구하면 이를 소리 내어 읽어주기도 한다.

서비스 로봇시장이 앞으로 반도체시장을 추월할 차세대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업간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키보드를 연결해 사람이 로봇과 채팅도 하고, 교통상황과 날씨 등을 물을 수 있다. 특히 이 로봇은 인터넷을 검색해 음성으로 답을 알려준다.

ETRI가 만든 로봇 ‘웨버(Wever)’는 차세대 유비쿼터스 로봇을 지향하는 대표주자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이동 로봇처럼 보이지만 장애우와 로봇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적용된 첨단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다.

이 로봇은 사람의 얼굴 인식과 사용자 인식이 가능하고, 실시간 사용자의 위치 추적은 물론 모션 정보를 이용한 호출자 인식도 할 수 있다.

로봇 전문기업인 유진로봇이 개발한 ‘아이로비Q’는 정보·오락·교육·안전과 함께 청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성인식이 가능한 아이로비Q는 간단한 명령을 음성으로 내릴 수 있으며, 자율주행도 가능해 사용자가 찾으면 지정한 위치에 스스로 찾아온다.

특히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집안의 보안 및 관리 상태를 체크한 후 이를 휴대폰으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인간과의 감성교류를 통해 입 모양, 눈동자, 얼굴 표정 등이 스스로 변화해 어린이들에게 친근감을 준다.

국가 연구기관, 로봇 전문기업은 물론 최근에는 삼성·LG 등 대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생활밀착형 로봇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어 세계 3위의 로봇 강국도 멀지 않아 보인다.

주요 서비스로봇의 방식과 역할

▲ 누보(ZMP)
가격 : 7,000달러
작동방식 _컴퓨터, 휴대폰, 리모컨으로 제어
1분에 약 3m 보행
구르거나 물구나무서기도 가능
역할_ 춤을 추거나 노래 부르는 예능용 친구,
아기 관찰용 모니터 역할, 100개의 이미지 저장, 전화 전송 가능

▲ 화이트박스
가격 : 1,500달러
작동방식_ 윈도로 작동
몸통이 분리되도록 프로그래밍
역할_ 인터넷 또는 웹 서핑 가능
게임은 물론 영화 서비스도 제공

▲ 아시모(혼다)
가격 : 1년 임대 16만달러
작동방식_ 인간과 유사하게 보행
휴대용 제어기로 제어
역할_ 달리기는 물론 짐도 운반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하게 설계

▲ 닥터로봇
가격 : 1,500달러
작동방식_ 카메라와 웹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집안 관리
역할_ 장애물을 피하거나 심지어
투자 조언까지 할 수 있어

▲ SDR-4X(소니)
가격 : 6만달러(예정)
작동방식_ 양 발에 네 개의 소형센서 실시간 동작제어 시스템 장착
역할_ 장애물 피하거나 뚫고 나갈 수 있어
구입 가능한 최고의 제품 가능성

▲ HOSP-1(후지쯔)
가격 : 미정
작동방식_ 누구든지 두 발 보행 위한
동작제어 알고리즘 개발할 수 있어
역할_노약자들을 돌보는데 이용
상용화는 상당한 시간 필요 전망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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