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출근길 꽉 막힌 도로나 귀성길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고속도로에 꼼짝없이 갇혀 본 경험이 있다면 교통정체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주는지 잘 알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처럼 짜증나는 교통체증에서 완전히 해방될 날이 멀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항공기업 PAL-V(Personal Air and Land Vehicle)사에 의해 하늘을 날 수 있는 1인승 3륜 오토바이가 4년 뒤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PAL-V 원(ONE)’으로 명명된 이 개인용 비행 오토바이는 동체 윗면에 프로펠러와 로터(rotor)가 장착돼 있다.
지상주행 모드에서 비행모드로 전환하면 접혀져 있던 프로펠러가 펼쳐지면서 이륙에 필요한 양력(揚力)을 제공한다.
즉 평상시에는 오토바이로 사용하다가 교통정체를 만나는 즉시 1인승 비행기로 변신할 수 있는 것.
비행할 때의 최고속도는 시속 200km. 서울과 부산의 직선거리가 약 310km이므로 비행으로만 갔을 때 1시간 30분 만에 주파가 가능하다.
환경인증을 획득한 210마력의 자동차 엔진을 채용, 지상주행 때의 연비가 리터당 30km에 달하는 등 연료효율도 탁월하다.
이에 따라 1회 주유로 지상모드로는 최대 600km, 비행모드로는 55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특히 일반 휘발유는 물론 바이오디젤이나 바이오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특히 PAL-V 원은 여타 비행기들과 달리 비행계획을 정부당국에 사전 신고할 필요가 없다.
PAL-V사가 고객편의 및 활용성 증진을 위해 최고 상승고도를 상용비행구역(commercial air space) 이내인 지상 1,500m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단지 이 모델은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륙하지는 못하며, 비행을 하려면 약 50m의 활주로가 필요하다.
엔진이 직접 프로펠러를 돌리는 헬리콥터와 달리 PAL-V 원은 오토바이가 앞으로 나아갈 때 만들어진 공기의 힘으로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는 ‘오토자이로(Autogyro)’형 비행체인 탓이다.
6년전 이 오토바이 비행기를 최초로 고안, PAL-V사의 창립을 이끈 존 바케르 최고기술경영자(CTO)는 “PAL-V 원은 가정용 승용차, 경찰 순찰차, 병원 앰뷸런스, 택배차량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이 같은 다목적 차량들이 도로와 하늘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PAL-V 원의 대당 가격은 14만 달러(약 1억3,000만원)로 책정됐으며, 오는 2011년 첫 제품 200대가 생산돼 미국 경찰과 병원에 인도될 예정이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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