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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600만원의 아르바이트, 중력 연구 피(被)실험자

21일간 꼼짝 않고 누운 채 생활, 매일 1시간 중력가속기 체험도 해야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아르바이트는 학생들은 물론 부업을 원하는 투잡족들의 중요한 수입원이 됐다.

이 같은 아르바이트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되는 조건은 당연히 ‘급여’다.

일이 조금 고되더라도 급여가 많은 경우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보수가 센 아르바이트는 과연 무엇일까.

최근 파퓰러사이언스가 과학계를 대상으로 최고·최악의 직업을 선정하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의 ‘중력 연구 피(被)실험자’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는 아르바이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NASA가 밝힌 이들의 아르바이트 보수는 무려 하루에 6,000달러(약 600만원). 일당이 웬만한 직장인의 3달치 봉급이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기에 이렇게 많은 돈을 주는 것일까.

쉽게 말해 이 아르바이트는 NASA가 진행하는 중력 연구에 실험대상이 되는 것이다.

우주인이 무중력 상태인 우주공간에서 장기간 체류하면 근육 위축, 뼈 약화, 안면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의 치료법을 찾아내기 위한 인체 실험대상이 되는 것이다.

거창한 명칭과 엄청난 보수에 비해 피 실험자들이 해야 할 일은 별로 없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기만 하면 된다.

단 실험기간 중 반드시 지켜야할 의무가 하나 있다.



실험이 끝나기 전까지는 절대 일어날 수 없으며 손, 발을 비롯해 어떤 신체기관도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수주일 동안 근육의 사용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것만이 지구 대기권 내에서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 있는 것과 동일한 신체조건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소변조차 튜브로 연결된 1회용 변기에 누운 채 해결한다.

그나마 침대 자체도 머리가 아래로 향하도록 6° 정도 기울어져 있어 끔찍한 지루함에 더해 온 몸의 피가 머리로 쏠리는 고통까지 고스란히 감내해야 한다.

더욱이 이들은 매일 1시간 동안 전투기 조종사나 우주비행사들의 교육에 사용되는 중력가속장치(gravity accelerator) 속으로 들어가 최대 2.5G의 중력가속도 체험을 해야 한다.

생명유지에 필요한 여러 장기(臟器)들을 정상인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이 실험에 참가했던 팀 주드는 “하루 만에 모든 내장기관이 머리 쪽으로 옮겨가는 것을 느꼈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경험”이라며 “유학비용 마련이라는 강한 동기가 없었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쨌든 그는 21일에 걸친 신체 학대(?)를 잘 버텨낸 끝에 총 12만6,000달러(약 1억2,600만원)의 거금을 손에 쥐었다.

단 3주 만에 대기업 임원의 1년 연봉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제 주드의 역할은 끝났지만 NASA가 우주인들을 중력의 영향에서 해방시키려면 아직도 더 많은 실험을 해야 한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NASA 존슨우주센터의 리즈 워렌 박사는 “현재 텍사스 주 소재 텍사스대학병원의 한 병동을 통째로 빌려 중력연구에 활용하고 있다”며 “지금도 모든 침대에 피 실험자들이 가득 누워있다”고 밝혔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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