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츠 벤츠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제작한 ‘CL 65 AMG 쿠페’는 마치 잘 닦아 놓은 은쟁반처럼 반짝인다. ‘알루빔(Alubeam)’이라는 금속성 도료 덕분이다.
바스프사와 함께 개발한 이 도료는 직경이 30~50나노미터(nm)에 불과한 알루미늄 입자들이 들어있는데, 이것이 차체 표면에 달라붙어 금속 박막층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일반 도료에 비해 빛을 한층 균일하고 강하게 반사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 도료의 색소 입자들은 직경이 100~300nm로서 알루빔에 비해 상대적으로 균질하지 않게 칠해져 빛을 산란시킨다.)
알루빔과 유사한 개념의 페인트를 개발중인 PPG인더스트리사에 따르면 CL 65 AMG처럼 마감칠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자동으로 칠을 해주는 도장 로봇은 정밀하지 못해 숙련된 전문가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벤츠도 CL 65 AMG의 도장비용으로만 대당 1만 달러(약 1,000만원)를 들였다.
물론 이 정도의 비용은 20만 달러(약 2억원)를 상회하는 차량 가격에 비하면 조족지혈일 뿐이지만 말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페인트 제조업체들이 지금보다 깨끗한 페인트와 완벽하고 저렴한 자동화 도장설비를 연구하고 있어 머지않아 은색 도장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페인트 입자(2,000배 확대한 모습)가 엉겨 붙어[A] 빛을 산란시킨다[B]. 나노급 페인트에서는 은색 알루미늄 입자들[C]이 평평한 표면을 형성, 빛을 균일하게 반사한다[D].
시원한 드라이브
햇빛 차단제로 뜨거운 운전석으로부터 벗어나자
한여름 운전을 하다보면 머리카락 사이로는 바람이 불지만 얼굴과 양팔에는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기 마련이다.
우연히 햇빛에 달궈진 가죽시트에 맨 팔을 올려놓기라도 하면 흠칫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BMW의 신형 3-시리즈 컨버터블(시가 4만3,975달러 이상)에 타고 있다면 조금 얘기가 다르다. 이 차량은 햇빛 반사 코팅이 되어 있어 좌석과 팔걸이, 도어 패널이 시원하게 유지된다.
일반 색소에 유기 폴리머를 결합시킨 햇빛 차단제로 특수 가죽처리 공정을 거쳤기 때문에 가죽들이 적외선을 반사시켜 표면온도가 2.2℃ 이상 상승하지 않는 것. 이제 천정 덮개를 열어도 비지땀을 흘릴 염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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