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여자는 수다스럽고 남자는 과묵하다는 이미지는 지난 수 백 년 동안 온갖 서적과 영화, 노래를 통해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돼 마치 하나의 정설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생각이 적어도 현재는 사실과 다른 편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 남자의 수다가 결코 여자에게 밀리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멕시코의 남녀 대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대화의 정도를 관찰한 결과 남성은 여성과 주제만 다를 뿐 대화의 속도나 양은 놀라울 만큼 동등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수면시간을 제외한 17시간 동안 각 실험 대상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나누는 대화를 모두 녹음해 분석했는데, 남성이 평균 1만5,669개 단어를 말해 여성 평균인 1만6,215개와 거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단지 여성은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반면 남성들은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수다 비중이 높았다.
연구팀의 수장인 매씨어스 멜 박사는 “ ‘여자의 뇌, 여자의 발견’이라는 책에서 여성은 하루 3만개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남성은 7,000개의 단어만 말한다는 내용을 본 뒤에 연구를 기획했다”며 “그동안의 편견과 달리 남자도 여성 못지않은 수다쟁이의 기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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