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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는 빙하, 담요로 해결한다

스키 리조트들, 알프스 산맥에 대형 담요 덮어 해빙 막아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지구 최대의 물 저장고로 남미 크기의 면적을 뒤덮고 있는 빙하들이 녹아내리고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매년 수백 m씩 빙하가 줄어들고 있다.

알프스 산맥에서도 2050년까지 전체 빙하의 4분의 3이 사라지고 나머지도 21세기 말에는 자취를 감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으면 이 지역의 스키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녹고 있는 빙하들을 담요로 덮어 냉기는 가두고 온기는 침투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빙하 용해를 막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스위스의 스키 리조트 대표들은 급격한 기후변화로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 지역 섬유회사인 프리츠 랜돌트사에 축구장 크기의 방하 단열용 담요를 제작 의뢰했다.

그런 후 이들은 110m 짜리 빙하 단열용 담요 15장을 펼쳤는데, 6명이 2주 에 걸쳐 이 작업을 해냈다.

빙하 보호재로 불리기도 하는 랜돌트의 단열 재료는 질기지만 가벼운 두 겹의 합성물이다.



위층의 폴리에스테르는 자외선을 반사하고, 군복과 자동차부품 등에 사용되는 아래층의 폴리프로필렌은 열을 차단해준다.

이것을 빙하에 덮으면 상층의 눈을 보호하고 바로 밑의 영구 동토층이 한여름의 햇볕에도 녹지 않게 된다.

지난 2005년 거쉔 빙하에서 실시한 소규모 실험을 통해 주변의 얼음과 눈이 연속해 2년 동안 80%가 덜 녹는 성공을 거둔 후 랜돌트는 더욱 큰 빙하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왔다.

이중에는 스위스 최대 스키장이 있는 보랍 빙하에서 10만㎡가 넘는, 축구장 6개 크기의 지역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담요로 킬리만자로의 눈을 보호하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

알프스 빙하의 경우 스키 리조트에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이런 방법은 해빙으로 인해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데 문제가 있는 지역에서만 한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빙하를 담요로 덮는 프로젝트는 1.6㎢당 1,2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강재윤기자 hama908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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