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등 콘솔형 게임기의 보급으로 이제는 집에서도 신나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콘솔형 게임기는 장시간 게임을 했을 때 손과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작은 버튼과 조이스틱을 조작해야 하는 엄지손가락은 한 두 시간만 게임을 해도 퉁퉁 부어오르기 일쑤다.
하지만 내년이면 게이머들이 이런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이모티브 시스템즈(Emotiv Systems)사가 생각하는 것만으로 게임 속의 캐릭터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첨단 무선 헤드셋 컨트롤러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에폭(Epoc)’으로 명명된 이 장치는 사람의 뇌파를 읽어 캐릭터를 조종하는 신개념의 컨트롤러다.
헤드셋에 장착된 16개의 전극이 뇌파를 분석, 게이머가 원하는 행동을 정확히 파악한 뒤 명령을 내리는 것.
즉 게이머는 게임을 하는 내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된다.
편안하게 누워 ‘오른쪽 주먹을 내민다’, ‘왼발을 들어 올린다’, ‘뛴다’, ‘총을 쏜다’ 등 캐릭터가 해야 할 동작을 머릿속으로 떠올리기만 하면 된다.
또한 뇌파 컨트롤러이기는 해도 게임에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헤드셋을 쓴 채 어젯밤 친구와의 다툼이나 저녁식사 메뉴를 생각하더라도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모티브가 개발한 특수 소프트웨어가 게임과 관련된 뇌 신호는 확장하고 그렇지 않은 신호는 약화시켜 줌으로서 명령의 정확도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탄 레(Tan Le) 사장은 “에폭 헤드셋은 기본적으로 모든 콘솔 게임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프로토타입 모델을 활용한 성능 고도화 작업을 거쳐 내년쯤 상용 모델 수준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의 기술로는 한 번에 하나의 명령 밖에 내릴 수 없어 당분간은 단순한 구조의 게임들을 위주로 적용이 이루어지겠지만 머지않아 에폭 헤드셋이 전 세계 게임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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