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소행성 충돌에 가장 취약한 국가다.
천문학자들은 빈약한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지구 문명을 끝내버릴 수도 있는 소행성의 충돌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현재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있는 지구근접물체(NEO), 즉 궤도가 지구로부터 4,800만km 이내인 소행성의 수는 200만개나 된다.
물론 현재 탐지된 상태로 경로가 파악된 4,535개의 NEO 중 지구와 충돌할 것이 확실시되는 것은 없다.
특히 704개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아직도 수 백 만개의 소행성이 더 있으며, 그 중 많은 소행성이 지구에 치명적일 수 있는 상태로 우주 속에 숨어 있다.
나사(NASA)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는 미국, 이탈리아,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의 5~6개 광학 천체망원경들은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을 발견하고 목록을 작성한다.
또한 전 세계 아마추어 천문학자들도 돕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소행성은 며칠마다 하나씩 발견되고 있다.
현재 NASA의 NEO 사무국이 분류한 매우 위험한 소행성은 140개며, 이중 가장 위험한 소행성은 길이 250m의 ‘99942 아포피스’다.
이 소행성이 발견된 것은 지난 2004년. 당시에는 오는 2029년 4월 13일 38분의 1 확률로 지구와 충돌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과학자들이 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이 소행성의 정확한 궤도를 측정한 결과 2036년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4만5,000분의 1인 것으로 정정됐지만 여전히 지구와 충돌할 위험성이 높은 소행성임은 분명하다.
이처럼 소행성의 위협이 커지면서 과학자들은 핵무기 사용, 소행성 분쇄는 물론 소행성의 진로 바꾸기와 이동속도 변경 등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핵무기 사용의 경우 핵폭탄은 이미 준비돼 있다. 하지만 잘못하다가는 하나의 위험한 소행성을 쪼개 그 궤도를 예측할 수 없는 여러 개의 위험한 소행성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방사능도 걱정거리다.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거나 분쇄시키는 소행성 분쇄는 우아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핵폭탄을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위협을 오히려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소행성의 진로 바꾸기와 이동속도 변경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NASA와 B612 재단의 지원을 받는 일군의 과학자들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NEO의 진로를 바꾸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즉 기존의 로켓 기술과 우주선 기술을 사용해 우주인을 소행성에 착륙시킨 후 소행성의 진로를 바꾸는 것.
만약 성공한다면 장래의 소행성 궤도 바꾸기 전략을 보다 정밀하게 다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동속도 변경은 우주선으로 소행성을 밀거나 당기는 것이다.
소행성의 옆에서 하면 너무나 힘이 들기 때문에 소행성의 앞이나 뒤에 우주선을 보내 소행성의 속도를 늦추거나 빠르게 한다.
불과 몇 kg의 힘이라도 여러 달 동안 꾸준히 가하면 중형 소행성쯤은 이동속도를 바꾸어 시간상으로는 4~5분, 거리상으로는 수천 km 정도 지구를 빗겨나가게 할 수 있다.
소행성 예인선이 NEO에 자극을 가해 속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예인선이 NEO 근처에서 비행하면서 상호 중력을 가해 NEO의 궤도를 살짝 바꾸는 것.
우주선에 장착된 태양 반사경 역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NEO에 미묘한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