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들어 프로펠러 비행기에 대한 수요는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비행 속도가 음속에 다다르게 되면서 프로펠러에 충격파가 발생, 효율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펠러 자체는 아직도 초경량 비행기, 자이로콥터와 같은 레저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료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카리스쿨 프로펠러(propeller)를 장착한 인류 최초의 비행체는 무엇일까. 지난 1871년 프랑스의 알폰스 페노가 선보인 ‘프라노포(Planophore)’다.
고무줄로 프로펠러를 감아 생긴 추진력으로 11초 동안 40m를 비행한 프라노포는 길이 50cm의 작은 모형 비행기였지만 근대 비행기의 표본이 됐다.
실제 프라노포에 사용된 프로펠러는 1903년 라이트 형제의 최초 동력 비행기에서도 사용됐다.
양력과 추력, 그리고 프로펠러
프로펠러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양력과 추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양력은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비행기를 뜨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 추력은 프로펠러의 회전이나 가스의 분사에 의해 얻어지는 힘으로 비행기를 앞으로 나가게 한다. 한마디로 추진력인 것이다.
우선 양력은 에어포일(airfoil)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에어포일은 비행기 날개의 단면 모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익형(翼型), 또는 날개 골이라고도 한다.
비행기 날개를 절단해 보면 윗면이 아랫면보다 곡률이 크다. 더 둥글다는 얘기다. 즉 날개의 윗면 모양은 둥글고 아랫면은 직선에 가까울 정도로 평평하다는 것.
윗면이 더 둥글다는 것은 이 윗면을 타고 흐르는 공기의 흐름이 평평한 아랫면보다 더 돌아가야 한다는 것과 같다.
양력은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으로 비행기를 뜨게 해주는 역활을 한다. 반면 추력은 프로펠러의 회전에 의해 얻어지는 힘이다.
비행기 날개 윗면과 아랫면으로 흐른 공기는 뒷전에서 다시 만나야 한다. 그런데 아랫면보다 윗면으로 흐른 공기가 더 돌아가야 하니까 결국 아랫면보다 더 빨리 흘러갈 수밖에 없다. 즉 날개의 아랫면보다 윗면의 공기 흐름이 더 빠르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속도가 빠를수록 압력은 낮아진다. 날개 윗면의 공기 흐름 속도가 더 빠르니 날개 아랫면보다 압력이 더 낮게 되는 것이다.
압력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날개 아랫면의 압력은 날개 윗면으로 향하게 된다. 바로 이 같은 원리로 인해 날개를 아래에서 위로 향하게 하는 힘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양력이라고 한다.
양력을 다른 측면에서도 조명할 수 있다.
날개의 방향과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각도를 받음각이라고 하는데, 이 받음각이 증가해도 날개 윗면과 아랫면의 속도 차이가 발생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연(kite)이다.
연은 평평하기 때문에 윗면과 아랫면의 곡률이 똑같다. 그럼에도 공중에 떠오른다. 이는 연이 바람 방향에 대해 기울어진, 즉 받음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비행기 날개 역시 이 같은 받음각을 주면 양력이 증가하게 된다. 문제는 일정 각도 이상 받음각을 주게 되면 날개 윗면에서 공기가 더 이상 균일한 흐름을 잇지 못하고 단절되는 구간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 이곳에서는 양력이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날개를 뒤로 잡아당기려는 힘, 즉 항력까지 생기게 된다.
결국 받음각이 너무 높아 날개 전체에서 양력이 갑자기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실속(stall)이라고 한다.
에어포일은 가능한 양력을 높이면서도 항력을 줄이고, 이와 함께 실속이 최대한 늦게 일어나도록 설계된다.
추력은 비행기를 앞으로 밀고 나가게 하는 힘을 말하는데, 뉴턴의 제2 운동법칙과 제3 운동법칙으로 설명되는 반작용의 힘이다.
즉 날아가는 비행기 속도 이상으로 뒤쪽을 가속시키면 반동력이 생기고, 이를 통해 비행기가 앞으로 힘차게 나가도록 하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프로펠러 비행기의 경우 프로펠러가 돌면 프로펠러의 블레이드(blade: 날개)가 공기를 뒤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으로 추력을 발생시킨다.
결국 비행기의 날개는 양력을 발생시키고, 프로펠러는 추력을 만들어 내 하늘을 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블레이드가 비틀려 있는 이유
프로펠러는 블레이드의 수에 따라 종류를 나눈다. 2장의 블레이드(2엽)를 가진 프로펠러에서부터 6장의 블레이드(6엽)를 가진 프로펠러까지 있다.
최신 비행기는 6장의 블레이드를 이용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며 충분한 추력을 얻어 내고 있다.
하지만 블레이드 수가 많아질수록 효율은 떨어지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최근 프로펠러가 많이 사용되는 초경량 비행기에는 2~3엽 프로펠러가 사용된다.
비행기마다 프로펠러가 장착되는 위치도 다르다. ‘더글러스 DC3’처럼 날개의 앞쪽에 프로펠러가 있어 비행기를 끌어주는 경우도 있고, ‘비치 스타쉽Ⅰ’처럼 날개의 뒤쪽에 프로펠러가 있어 비행기를 밀어주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세스나 337 스카이 마스터’처럼 날개 앞과 뒤에 각각 프로펠러가 부착돼 있어 비행기를 끌어주는 동시에 밀어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행기는 동체 앞부분과 날개 앞에 프로펠러가 부착돼 있다.
최신 비행기는 6장의 블레이드를 이용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프로펠러를 회전시키며 충분한 주력을 얻어내고 있다. 하지만 블레이드 수가 많으면 효율성은 떨어진다.
프로펠러를 보면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블레이드가 비틀려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프로펠러가 회전을 하게 되면 블레이드의 바깥쪽이 중심축(HUB) 쪽보다 빨리 돌게 된다. 따라서 블레이드 바깥쪽의 실속을 방지하고 추력을 고르게 발생시키기 위해 블레이드의 모양을 비틀어 놓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비슷한 형태의 추력 발생장치와 양력 발생장치를 비교하는 것. 바로 대표적인 추력 발생장치인 프로펠러와 그와 비슷한 모양의 양력 발생장치인 헬리콥터의 로터(rotor:회전날개)다.
프로펠러와 로터의 단면을 살펴보면 둘 다 유선형임을 알 수 있다. 이 두 장치에서 추력과 양력이 발생하는 원리는 비슷하다.
우선 헬리콥터의 로터가 회전하면서 공기의 흐름을 만든다고 가정하자. 볼록한 위쪽을 지날 때와 평평한 아래쪽을 지날 때 속도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기의 속도 차이는 로터의 위쪽과 아래쪽의 압력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공기의 속도가 빨라지면 압력이 낮아지고 속도가 느려지면 압력이 높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다시한번 상기해보자.
결국 로터 위쪽의 압력이 낮아지고, 아래쪽의 압력이 높아지게 되면 위쪽으로 힘이 작용하게 되는데, 그 것이 헬리콥터를 뜨게 하는 양력이 된다.
반면 프로펠러의 블레이드는 돌아가면서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속도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이 같은 속도 차이는 압력의 차이를 만들어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힘을 가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추력이 되는 것이다. 이 힘은 비행기를 앞으로 당기게 되고, 그 추력을 바탕으로 날개에서 양력이 생겨 공중으로 떠오르게 되는 것이다.
프로펠러의 블레이드를 비틀어 놓은 것은 실속을 방지하고 추력을 고르게 발생시키기 위한 것이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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