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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 우주선의 소행성 착륙

소행성에 사람을 보내는 것은 가능성이 낮은 얘기처럼 들리지만 최신 연구를 통해 곧 가능해질 것이다.

21세기가 시작된 지도 거의 8년이 지났다.
그 동안 나사(NASA)가 추진한 가장 멋진 유인 임무는 고작 337km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에 사람을 보낸 것이었다.

현재 NASA의 유인 우주비행 계획 중 가장 야심찬 계획이라고 해봤자 우리가 이미 가 본 천체인 달에 사람을 보내는 정도다.

우주비행사들, 우주 마니아들, 그리고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는 대중들은 더욱 극적이고, 더욱 영웅적이며, 더욱 새로운 우주탐사 계획을 원한다. 예를 들면 우주비행사를 초속 24km 속도로 날아가는, 멀리 떨어진 어느 소행성에 착륙시킨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NASA는 이미 그 계획을 연구하고 있다.
실제 NASA의 과학자들은 지구 근처의 소행성에 사람을 보내는 일은 현재 보유한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쉬운 임무는 아니다. 2명이나 3명의 우주비행사가 밀폐된 우주선을 타고 수 개 월 날아가 황량하고 중력이 거의 없는 소행성에 착륙해야 하니 말이다.

따라서 NASA의 차세대 우주선의 성능, 그리고 NASA가 이 일을 추진할 의욕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이 임무가 실행될지 안 될지가 결정될 것이다.

아무튼 이는 앞으로의 우주탐사가 더욱 흥미로워질 수 있다는 신호인 셈이다.

소행성 착륙에의 유혹

사실 소행성 여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인간은 여러해 전에 무인 우주탐사선을 소행성에 보낸 적이 있다.

실제 지난 2000년 NASA의 니어 슈메이커 우주선이 한 세기 전에 발견된 지구접근물체인 ‘433에로스’에 도착했다. 2005년에는 일본의 하야부사 우주선이 ‘25143 이토카와’ 소행성에 도착했다.

하지만 무인우주선에는 한계가 있다. 니어 슈메이커와 하야부사도 나름대로 좋은 데이터를 수집했지만 소행성의 성분과 내부구조는 알 수 없었다.

물론 하야부사의 경우 이토카와 소행성에서 2개의 작은 표본을 채취해올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과연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을지는 탐사선이 지구에 귀환하는 2010년이 돼야 알 수 있다.

반면 유인탐사는 훨씬 더 효율적이다. 인간은 로봇과 달리 발견한 정보를 지구로 거의 실시간 보낼 수 있다.

NASA 존슨 우주센터의 엔지니어이자 임무 타당성연구 부 팀장인 롭 랜디스는 “화성 탐사선이 가져온 암석 표본의 성분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일에만 몇 주가 걸렸다”면서 “하지만 우주비행사는 즉석에서 표본의 성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주비행사는 무인 탐사선보다 더욱 지능적으로 소행성을 탐사할 수 있다. 특히 과학탐사기기의 전개는 물론 표본 수집을 보다 쉽게 할 수 있고, 탐사지역에 더 큰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플래니터리 소사이어티의 프로젝트 부장인 브루스 베츠는 “유인 임무를 해야 소행성의 특징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소행성의 특징을 잘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다.

대부분의 소행성들은 지구와 안전거리(화성과 목성 사이와의 거리 정도인 약 3억km)를 지키고 있지만 목성의 인력과 소행성간의 충돌 때문에 일부 소행성들이 지구에 매우 가까운 거리로 접근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270m 폭의 ‘99942 아포피스’ 소행성은 2029년 지구에서 3만9,000km 지점을 스쳐 지나갈 것이고, 2036년에는 지구를 직격할 수도 있다.

이들 소행성들이 지구를 빗나가게 하려면 이들에 대해 이제까지보다 더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한다.

우선 소행성의 성분을 알아야 한다. 하야부사에 달려있는 측정기에 의하면 이토카와의 덩치 중 40%는 빈 공간이라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궤도를 바꾸는 데 충분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소행성 충돌에 의한 지구 종말을 막는 것만이 지구 접근 소행성을 연구해야 할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소행성은 장차 먼 우주탐사를 위한 황금 광산이 될 수도 있다. 사전 탐사를 통해 유용한 광물은 물론 우주비행사에게 가장 필요할 얼음이 매장된 소행성을 파악할 수 있다.

소행성에서 추출한 물은 식수로 쓰일 뿐 아니라 분해해 호흡용 산소와 연료용 수소로 바꿀 수 있다. 랜디스는 소행성 탐사야 말로 화성 여행에 필수 코스라고 말한다.

달 탐사와 소행성 탐사는 달라

41년 전 노드롭사(현재의 노드롭 그루먼사)에서 한 과학자가 달 탐사 로켓을 사용해 소행성에 가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NASA의 최신 소행성 탐사 계획도 이와 유사한 구석이 있다. 달 탐사 용도로 설계된 우주선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NASA는 스페이스셔틀을 대체하고, 달과 그보다 멀리 떨어진 천체를 탐사하기 위한 신형 우주선 건조 계획인 콘스텔레이션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며, 소행성 탐사에도 같은 우주선이 쓰일 것이다.

하지만 우주선은 비슷할지 몰라도 달 탐사와 소행성 탐사는 분명 다르다. 소행성 탐사는 우선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주선이 돌아올 때 연료를 적게 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중력이 없다는 점 때문에 소행성에 착륙한 우주비행사는 ‘인류를 위한 거대한 도약’을 할 수도 없고, 월면차를 타고 다닐 수도 없다.

아폴로 9호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며 현재 B612재단의 의장인 러스티 슈와이카트는 이렇게 말한다. “거기 가면 로켓 장치가 든 배낭을 메고 날아다녀야 합니다. 거기 가는 사람의 목표는 소행성의 진로를 2015년까지 크게 변경하는 것이 될 테지요.”

우주비행사들은 원격조종기를 사용해 소행성을 탐사할 수도 있고, 소행성 표면에 앵커를 발사한 다음 줄을 끌어당겨 우주선을 소행성 표면에 단단히 정박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곤란한 문제는 엄청난 거리다. 지구에서 38만4,399km 떨어진 달까지 가는 데에는 며칠이면 된다.

하지만 지구에서 724만km 떨어진 소행성까지 가려면 한 달이 넘게 걸릴 판이다. 따라서 2~3명의 우주비행사가 좁은 우주선 내에 그 동안 함께 살아야 한다.

심리학적 실험결과와 과거의 사례로 보건대 아무리 멀쩡한 사람이라도 이런 밀폐 환경에 장기간 갇히게 되면 고독과 권태로 인해 정신붕괴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NASA는 소행성으로 가는 우주비행사가 정신적으로 약해지지 않을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또한 지구 자기장을 벗어난 우주비행사를 우주 방사능으로부터 지켜줄 방호벽도 우주선에 만들어야 한다. 가장 불길한 것은 이들 우주비행사들의 노정에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구조할 방도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소행성은 중력이 없기 때문에 도약을 할 수 없음은 물론 월면차를 타고 다닐 수 없다.

정해지지 않은 목적지

어떤 소행성을 탐사하게 될까. NASA 천체생물학연구소의 고참 과학자인 데이빗 모리슨은 이렇게 말한다.

“우선 지구 궤도와 유사한 궤도를 가진 소행성부터 탐사해야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갈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천체 감시 결과에 따라 정해질 것입니다.”

폭이 적어도 200m는 되고, 자전주기가 10시간 이상으로 비교적 느리며, 지구에 가까이 접근할 위험이 있는 소행성이 목적지로 적격이다. 과학자들은 약 1,000개의 소행성이 이런 기준에 맞는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 중 우리가 발견한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지난 2005년 미국 국회는 NASA에 2020년 연말까지 직경이 140m 이상인 모든 지구근접 물체(소행성 뿐 아니라 혜성도 포함된 보다 확대된 개념) 중 90%를 탐지, 이의 특성을 파악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NASA에는 이 일을 기한 내에 처리할 만한 예산이 없다.
NASA와 국회 간의 상호작용은 보다 세속적인 정치 문제를 몰고 왔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2020년까지 확장된 달 탐사 계획을 시작, 달에 영구기지를 건설해 화성으로 가는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내년의 미국 대선이 끝나면 모두 바뀔 수도 있는 일이기는 하다.

새 행정부가 유인 우주탐사 계획의 예산을 기상관측 위성 프로젝트 같은 것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 소사이어티의 의장인 로버트 주블린은 “다음 대선 때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유인 우주탐사 계획이 유지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2008년 대선에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콘스텔레이션 프로그램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이게 안 된다면 NASA는 스페이스셔틀이 퇴역한 이후 쓸 수 있는 우주선이 없기 때문이다.

타당성 연구를 한다고 해서 사람이 곧 소행성에 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소행성 ‘99942 아포피스’가 지구와 충돌하지 못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거나 화성으로 가는 우주비행사들의 재급유 장소를 찾을 방법이 있는 것이다.

유인 우주선이 소행성으로 가는 3단계 과정

NASA는 사람을 소행성에 보내는 일의 타당성 연구를 실시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회사인 디지털스페이스사에 의뢰해 이 임무를 영상으로 만들도록 했다.

이 임무에는 NASA의 콘스텔레이션 프로그램용으로 개발된 아레스 1형 또는 아레스 5형 로켓이 사용될 수 있다

1. 아레스 1형 로켓(위)이 오라이언 캡슐과 거기에 탄 승무원들을 싣고 궤도에 진입한다.

이 때 우주비행사들을 먼 우주의 목적지로 태워갈 EDS는 이미 무인 아레스 5형 로켓에 실려 90분 먼저 발사돼 궤도에 올라와 있다.

2. 궤도 진입 후 오라이언 캡슐이 EDS와 합체한다.

그 후 지구 궤도를 비행하다가 적절한 지구권 탈출 지점에 오면 EDS의 엔진을 점화해 목표 소행성으로 날아간다. EDS는 소행성으로 가는 도중 승무원에 의해 분리된다.

3. 목표 소행성에 도착하면 우주선은 소행성의 자전주기에 맞춰 상공을 떠다닌다.

소행성의 지반이 강하면서도 관통 가능할 경우 승무원들은 앵커를 발사해 우주선을 소행성 지면에 정박시킬 것이다.

그 후 우주선에서 나와 지면에 발을 직접 디디거나 로봇 팔을 사용해 지면 표본을 채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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