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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식품과학

요리사들은 최첨단 장비를 사용해 과거에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하던 맛과 멋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머니가 해주시던 사과 파이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재생 가능한 화합물로 재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완전히 새로운 음식을 창조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현대의 요리사들은 점점 과학자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과학기술

오늘날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의 주방은 마치 화학 실험실과도 비슷해 보인다.
그곳에는 이런 물건들이 있다.

압축 이산화탄소와 액체 질소를 담은 거대한 탱크, 물의 온도가 10분의 1℃도 변하지 않는 중탕냄비, 그리고 유리 플라스크와 냉각 코일 등.

물론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알진산나트륨, 젖산칼슘, 머크 블루 시머 파우더 등의 라벨이 붙은 병들에 둘러 싸여 있는 정밀 저울, 플라스틱 주사기를 놓는 틀, ‘위험’ 표시가 붙어 있어 눈길을 끄는 레이저 기기 등도 있다.

주방에 액체 질소와 레이저라? 초현대식으로 보이겠지만 과학자들은 이미 수세기 동안 요리사들에게 요리도구와 요리방법을 전수해 주고 있다.

한번 생각해 보자. 지난 1670년에 압력솥을 발명한 사람은 물리학자였다. 또한 1821년 ‘요리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책을 제일 먼저 발간한 사람 역시 화학자였다.

요리의 특수효과는 또 어떤가. 구운 닭고기 뱃속에 황과 수은을 채워 넣고 테이블에서 가열하면 어떻게 될까. 이런 묘기는 15세기 유럽에서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현대의 첨단 레스토랑 요리에는 뭔가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이제는 혁신을 향한 욕구가 요리를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는 요리사들의 목표는 기존의 요리기술로는 불가능하던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또한 즐겁게 해준다.

예를 들어 시원한 고기 맛 국수라던가, 바다가재를 쪼갰더니 그 안에서 스테이크가 나온다던가, 다크 초콜릿 맛이 나는 화이트 아이스크림 같은 요리들이다.

이 같은 요리 혁명의 선구자는 카탈로니아의 요리사 페란 아드리아다. 지난 1997년 아드리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신의 레스토랑 ‘엘 불리’에 새로운 요리 아이디어에 관한 워크숍, 즉 레스토랑 연구개발 실험실을 열었다.

오늘날 많은 레스토랑에서 전통 요리를 포함한 여러 가지 연구개발이 시행되고 있다. 가장 친숙한 요리들도 과학의 힘으로 새롭게 바뀌어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실험 정신이 충만한 요리사들은 첨단 과학기술에서 무엇을 얻어올 수 있을까. 그것은 다음과 같다.

▒ 맛의 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

좋은 맛과 유쾌함을 탐구하다 보면 분자생물학자·신경생물학자·감각과학자들은 맛과 향의 본질은 물론 맛과 향이 다른 감각과 상호작용해 사람을 즐겁게 하는 메커니즘을 파고들게 된다.

일부 과학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맛을 조정함으로써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정밀 온도 제어



대부분의 재료는 측정하기 쉽지만 재료를 변형시키는 중요한 요소인 열(熱)은 측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방에 정밀 중탕냄비를 도입함으로서 요리의 새로운 경지가 열렸다.

또한 저압 체임버를 사용하면 보통의 실내 온도(약 20℃ 정도)에서도 물이 끓어 열로 인한 재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식재료에서 추출된 향기는 강렬하고 맑은 액체에 모인다.

(세계 최고의 요리사들에게 실험실용 및 공업용 기계를 공급한 용접공 출신 데이브 아놀드의 프로필은 34페이지에 나와 있다.)

▒ 실험실 수준의 요리도구

오늘날의 요리사들은 영하 34.4℃의 액체 질소를 사용해 식재료의 온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요리를 하기도 한다.

이것으로 크림, 과일주스, 기타 맛있는 액체 식재료를 얼리면 겉은 얼어서 아삭아삭해지지만 안은 부드러워진다.

그렇게 되면 캔 속에 든 내용물을 2미크론 두께로 채를 써는 요리용 마이크로톰을 사용해 재료를 잘게 자를 수 있다. 화학 촉매를 사용해 고기와 생선의 육질을 바꿀 수도 있다.

가장 친숙한 요리들도 과학의 힘으로 새롭게 바뀌어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 여러 혁신적인 레스토랑의 웨이터들은 이런 질문을 손님에게 한다. “대합조개 말씀이십니까. 바닷가 스타일 어떠세요?”

런던 외곽의 레스토랑 ‘팻 덕’의 요리사인 헤스턴 플루멘탈은 그가 ‘바닷소리’라고 부르는 공감각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진짜 모래로 된 밑판 위에 유리그릇을 올리는 것.

유리그릇 위에는 모래처럼 생긴 입자가 한 층 깔려있는데, 해안에 밀려온 파도 거품이 채 빠지지 않고 남아있는 모습 같다.

그 위에 대합과 여러 해산물들이 놓여있다. 모래처럼 생긴 입자는 먹을 수 있고, 또한 맛있다.

특히 요리가 나오기 전에 아이팟의 이어폰을 통해 바닷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별한 때라면 요리사가 바다 냄새가 입혀진 팬을 들고 나와 요리 위에 그 냄새를 뿜어줄 수도 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해산물 코스가 되는 것이다. 만족스럽고 확실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곳에 온 착각마저 들 것이다.

이것들이 미래의 요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가정요리에서도 언제나 촉촉하고 연한 고기와 생선을 간단하게 내오는 정밀하고 편리한 가전제품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평균적인 레스토랑에서도 보다 잘 준비되고 더 재미있는, 예상하지 못한 요리를 내놓을 것이다. 특히 수석 요리사는 요리의 새로운 기법을 끊임없이 개발해 낼 것이다.

그리고 야심만만한 소수는 기억과 생각을 되살려내는 가능성에도 도전할 것이다. 프랑스의 식도락가인 브릴라 사바린은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새로운 별을 발견하는 것보다 새로운 요리를 발견하는 일이 사람에게 더 즐거움을 준다.” 적어도 요리의 세계에서는 앞으로 행복할 일들만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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