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불타는 금속

쇠도 스틸 울 상태면 불에 탈 수 있다.

당시 필자는 10살이었지만 아직도 그 날을 잊지 못한다. 오븐 속에는 빵 굽는 냄새가 가득했고, 필자의 손가락에는 까칠까칠한 스틸 울(steel wool)의 잔해가 묻어 있었다.

어머니가 마침 내 눈에 띄는 곳에 성냥을 놓아뒀던 덕택에 나는 성냥으로 스틸 울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금속이 불에 탄다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런 현상은 의외로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플라즈마를 사용한 절단용 토치라던가, 마그네슘을 태워 빛을 내는 플래시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 만큼 그리 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작은 뭉치의 스틸 울(최상품이 제일 잘 탄다)을 플라이어로 집은 다음 성냥으로 불을 붙여 보라.

크고 멋지게 불타지는 않지만 분명히 탄다. 바람을 불면 더 빨리 탄다. 빨갛게 달궈진 쇠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만큼 실험은 반드시 야외에서 해야 하며, 발에 떨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왜 스틸 울은 불에 타는데 같은 철로 만들어진 못이나 주전자는 타지 않을까? 그 비밀은 표면적과 부피 간의 비율에 있다.

급격한 산화작용인 연소 작용은 철의 온도를 빠르게 발화점까지 높여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두터운 쇠뭉치는 표면 온도가 발화점에 이르기 이전에 열을 빨리 다른 곳으로 옮기지만 매우 가느다란 스틸 울은 열이 도망갈 곳이 없기 때문에 한번 불이 붙으면 다 타버린다.



한 뭉치의 스틸 울이 불에 붙어 녹 덩어리로 변해버리는 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숲속 한 가운데 스틸 울 20kg과 안 익혀진 핫도그 하나만 가지고 고립된 상황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서야 스틸 울을 꼭 태워야 할 실질적인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신속한 산화 작용은 절단용 토치의 작동원리와 매우 비슷하다.

혹시나 어머니께서 절단용 토치를 못 쓰게 한다면 스틸 울 태우기야말로 불에 타지 않을만한 물건이 타는 걸 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achtung!

이 실험은 야외에서만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적절한 안전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는 어른의 감독 하에서만 실시해야 한다.

LIGHTING STEEL WOOL

이 실험에는 일반적인 스틸 울만 사용해야 하며, 비누 성분이 포함된 브릴로 패드나 구리 울, 스테인리스강 울 패드는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플라스틱 세정 패드도 안 된다. 스틸 울은 잡화점에는 별로 없고 공구상에 사포와 함께 진열된 경우가 많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