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U헬스의 첨병 스마트 바이오칩

앞으로는 혈액 한 방울로 인체의 질병을 알아내고, 새롭게 개발된 신약의 효능을 실험단계에서부터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환자의 DNA와 체질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어떤 약물이나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도 알아낼 수 있게 된다. 바로 바이오칩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스마트 바이오칩이 상용화되면 휴대폰을 이용해 진단 결과를 병원의 의사에게 전달, 원격진료가 가능해진다. 또한 변기에 소변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질병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바이오센서와 바이오칩

스마트 바이오칩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이오센서와 바이오칩의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 바이오칩은 바이오센서와 바이오칩이 한 단계 발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바이오센서란 특정한 물질에 대한 인식기능을 갖는 생물학적 수용체가 전기 또는 광학적 변환기(transducer)와 결합, 생물학적 상호작용 및 인식반응을 전기적 또는 광학적 신호를 변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분석하려고 하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

여기에서 물질이란 DNA와 혈당 같은 생체물질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화학물질을 포함한다. 또 생물학적 수용체는 분석 물질을 선택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물론 변환기가 측정할 수 있는 신호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생물학적 상호작용 및 인식반응을 유용한 신호로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전기화학, 광학, 자기, 전자 등 다양한 물리학적 방법이 적용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전기신호가 얻어진다.

한마디로 말해 바이오센서는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DNA, 효소, 항체 등을 이용해 우리 몸속에 들어온 다양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는 장치라고 보면 된다.

바이오칩은 바이오센서를 칩 형태로 단일화한 것을 말하는데, 요즘은 바이오센서와 바이오칩을 굳이 구분하지 않는다.(여기서부터는 바이오칩으로 통일한다.)

바이오칩은 다른 분석 방법과 달리 측정하려고 하는 사료와 반응해 신속, 정확하게 물질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측정의 단순성, 신속성, 민감성 등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바이오칩은 의료, 제약, 환경, 식품, 군사 등 응용 분야가 다양하다. 환경오염의 경우 지리적 범위가 넓다는 특성 때문에 이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이 필요한데, 이 때 바이오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이오칩은 환경호르몬, 폐수의 BOD, 중금속, 농약 등을 측정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식품 분야에서는 미생물, 설탕, 식품변질, 잔류물, 오염물질 등을 감지하는데 사용된다. 또한 군사 분야에서는 사린, 탄저균과 같은 대량살상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생물학적 무기를 감지하는데 이용된다.

이처럼 바이오칩의 산업적 특성은 응용 분야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는데, 현재는 의료 부문에서의 수요가 가장 많다.

바이오칩에 의한 맞춤치료

현재 전 세계 바이오칩 시장은 82억 달러(2004년 기준) 규모며, 의료용 바이오칩 시장은 이중 84.2%인 69억 달러 수준이다.

이 시장을 존슨 앤 존슨, 바이엘, 로슈, 메디트로닉스 등 다국적 업체들이 80% 이상 장악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이들 제품이 9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이처럼 소수 다국적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바이오칩이 전자공학, 화학, 생물학, 재료공학, 효소공학, 물리학 등 과학 전반에 걸친 기술들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오칩의 일종인 DNA칩은 암을 진단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DNA칩을 이용해 자궁경부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 상태다.

또한 개인의 유전자나 체질에 따라 어떤 치료방법이 효과적인지도 알아내 맞춤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다.

즉 환자가 암에 걸렸다면 복잡한 화학반응을 바이오칩 위에서 확인함으로써 화학요법이 좋은지 또는 물리요법이 좋은지는 물론 어떤 약이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바이오칩을 사용하면 개인의 유전자나 체질에 따라 어떤 치료방법이 효과적인지 알아내 맞춤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다른 바이오칩인 단백질칩을 이용하면 질병진단 뿐만 아니라 신약의 효능도 쉽고 빠르게 알아낼 수 있다.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에는 보통 10~15년의 시간과 1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 이처럼 상당한 투자부담이필요한 신약개발에 단백질칩을 이용하면 약물재료의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한 번에 수천~수만 개의 약물재료를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

이처럼 바이오칩을 거친 약물재료는 세포 검증, 동물 테스트, 임상시험 등을 거쳐 최종 치료제로 탄생하게 된다.

바이오칩은 이 같은 장점 때문에 ‘더 빨리, 더 많이, 더 싸게, 더 좋은’ 약물 제조를 이끄는 첨단 신약개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바이오칩 위에 환자의 체액 샘플을 올려놓은 뒤 나타나는 반응을 통해 조류독감이나 에이즈 보균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스마트 바이오칩의 탄생

스마트 바이오칩은 바이오칩과 정보기술(IT)이 결합된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바이오칩과 IT가 만나 진료에 필요한 시공간의 제약을 제거한 것으로 보면 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단의 정봉현 박사팀은 올 초 혈액 한 방울로 간 기능을 진단하고, 이 진단 결과를 휴대폰을 통해 확인하거나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 방울의 혈액 속에 있는 효소 수치를 전기화학적으로 측정하는 바이오칩을 장착해 간 기능을 진단하고, 이 바이오칩을 휴대폰에 연결함으로써 분석된 효소 수치를 병원으로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다른 질병도 진단할 수 있게 되면 원격진료를 통해 의사는 원하는 기초적인 진단자료를 확보한 뒤 적절한 진료를 시행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언제, 어디서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시스템(ubiquitous healthcare system)이 구축되는 것이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시스템이 구축되면 환자는 인근 편의점 등에서 바이오칩을 구입, 측정한 진단 정보를 휴대폰으로 대도시의 대형 병원에 전송, 원격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의료진은 PDA폰을 이용해 이동 중에도 응급환자를 실시간 진단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수한 의료 인력과 병원 등의 의료시설이 대도시에 집중됨으로써 발생되는 지역 사이의 의료 불균형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스마트 바이오칩으로 인해 환자와 의료진은 모두 병원에 있지 않아도 통신 네트워크와 바이오칩을 이용해 실시간 진단을 할 수 있는 U-헬스의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한방에 적용되는 바이오칩

한편 바이오칩을 한방 분야에 적용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실제 한방 과학화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오는 2015년 상용화를 목표로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바이오칩을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한의학 영역을 개척한 이제마의 ‘사상의학’은 사람의 체질에 따라 각기 다른 처방과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맞춤형 진료와 일맥상통한다.

한의학연구원이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바이오칩 개발에 나선 것은 한의학 분야에서 사상의학의 우수성은 이미 입증됐다고 볼 수 있지만 각 개인의 사상체질을 진단하는 방법은 한의사의 주관적인 판단에 적잖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즉 누구나 객관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수준의 사상체질 진단법으로 과학화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

한의학연구원의 김종열 선임 연구부장은 우리의 전통 의학인 한의학을 과학화하는 ‘이제마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동양 의학에서 한국은 사상의학이라는 독자적인 영역이 있지만 진단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과학화의 부족이 최대 약점”이라고 말한다.

오는 2012년까지 1만 건 이상의 사상체질 데이터를 축적한 뒤 비교 분석을 통해 체질 진단용 바이오칩의 시제품을 개발하고, 2015년 무렵에는 바이오칩을 상용화한다는 게 한의학연구원의 계획이다.

데이터 축적에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유전자와 사상체질의 상관관계를 객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현재 치료 능력이 우수한 한의사들로부터 사상체질 진단과 치료 결과 데이터를 수집한 뒤 치료 결과가 우수했던 환자의 경우는 정확한 사상체질 진단이 이뤄진 것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이 환자들의 유전자를 각 체질별로 나눠 분석하면 특정 사상체질에 특정 유전자라는 등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이후 각 개인의 혈액 속에 있는 유전자를 분석하면 곧 어떤 사상체질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바이오칩으로 과학적인 사상체질 진단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후부터는 전통의 한방 지식과 최신의 치료 사례를 결합해 적절한 처방과 치료를 시행하면 된다.

현재 한의학연구원은 사상체질 분류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4개의 전통적 체질 분류 밑에 2~4개의 하위분류를 추가, 8개 또는 16개의 체질분류 방법을 적용하는 것도 연구 중이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