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남자가 사춘기에 접어들면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성대의 크기와 모양이 급격히 변한다.
변성기가 완료될 때까지 한동안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나는 것도 이 같은 원인에 기인한다.
물론 여성도 사춘기에 변성기를 겪게 되지만 남자만큼 빠르고 강렬하지 않기 때문에 목소리가 갈라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미국 시카고 소재 목소리연구소의 스티븐 심즈 박사는 “이 시기 동안 남성의 목소리는 매우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이 같은 변화를 이겨내며 부드러운 목소리를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사춘기가 지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종종 변성기 때와 유사한 탁하고 갈라지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어째서 일까.
심즈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다양한 요인들이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먼저 체중의 증가를 목소리 변성의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체중이 늘어나면 대표적 여성 호르몬의 하나인 에스트로겐 분비량도 확대돼 남성의 목소리 음조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토 등에 의해 위산이 역류했을 때도 성대가 그을리면서 어린이나 여성과 같은 앵앵거리는 목소리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심즈 박사가 지적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급격한 감정의 변화와 스트레스다.
두뇌의 감정 중추가 흥분하게 되면 조화로운 발성을 관장하는 중추신경에 과도한 전기자극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말을 할 때 성대가 너무 좁게 열리거나 성대 자체가 헐거워져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중추 흥분에 따른 음성 변화는 남녀를 불문하고 나타날 수 있어 아리따운 여성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양철승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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