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에 앞서 비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비행에 가장 기본적인 양력은 물론 공기저항을 줄이고, 내부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디자인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카리스쿨
비행의 첫 걸음, 풍동실험
세계 최초로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는 어떻게 비행기를 디자인했을까. 날개가 두개인 복엽기 형태의 비행기를 제작한 라이트 형제가 주먹구구식으로 비행기 동체와 날개를 조립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현재와 같은 첨단기술은 아니지만 날 수 있는 비행기를 제작하기 위한 치밀한 연구가 있었다. 제작 과정만 놓고 본다면 현대의 비행기 제작 과정도 라이트 형제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비행기로 인간이 난다는 미(未) 개척지에 들어선 라이트 형제의 연구 중 현대와 가장 동일한 부분은 바로 풍동(wind tunnel)실험이다. 라이트 형제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오하이오주 데이튼의 집 부근에 있는 들판에서 풍동실험을 했다.
풍동실험은 비행기의 동체나 날개를 디자인한 뒤 인공적으로 강한 바람이 만들어지는 풍동 터널 안에서 테스트함으로써 얼마나 큰 양력이 발생하는지 등을 연구하는 실험이다.
라이트 형제는 현대의 풍동실험처럼 인공적으로 바람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지만 거센 바람이 부는 들판에서 비행에 필요한 양력을 발생시키는 날개의 형태와 조종에 필요한 날개 조정방법 등을 알아냈다.
이 같은 연구를 통해 라이트 형제는 1903년 동력 비행기인 라이트 플라이어(Wright Flyer)를 완성하고, 인류가 최초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현재 항공기를 제작하거나 연구하기 위해서는 풍동실험 시설이 필수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역시 초음속에 가까운 바람을 만들어 내는 아음속 풍동시설을 가지고 있다.
현대에는 풍동실험을 통해 날개의 양력이나 날개 조종방법 등을 연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행기의 표면을 따라 움직이는 미세한 공기의 흐름까지 연구함으로써 표면의 마찰을 줄이고 보다 우수한 항공기를 제작하려 하고 있다.
공기역학적 요소 많은 영향
이처럼 항공기 디자인에 있어 공기역학적 요소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항공기는 크게 동체와 날개의 형태가 성능을 좌우한다.
최근 제작되는 전투기는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날기 때문에 날개의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지만 날개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우선 동체의 경우 유선형으로 공기저항을 줄여야 하며, 내부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여객기와 화물기의 경우 동체의 유선형 디자인을 일부 포기하고 내부공간을 넓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공기저항을 적게 하기 위해 날개와 동체의 접합 부분에 생기는 난류에 의한 마찰을 줄여 주도록 설계된다.
일반 여객기의 경우 동체는 양력을 발생시키지 않는 구조이지만 미국의 스텔스 폭격기인 ‘B-2 스피릿’의 경우 날개와 동체가 일체화된 델타 윙 형태의 디자인으로 동체가 날개의 일부로서 양력을 발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또 B-2 스피릿과 같이 날개와 동체의 구분을 없애는 형태는 날개 쪽에도 승객(연료 등의 화물 포함)을 태울 수 있으며, 점보기와 같이 날개는 기존 비행기 형태 그대로이지만 동체를 크게 함으로써 내부공간을 넓히는 경우도 있다.
날개는 항공기가 비행을 할 수 있는 힘인 양력을 만들고, 동체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항공기의 날개가 유체 속을 지날 때 그 운동을 방해하는 항력이 생기게 되며,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마찰력에 의해 더 큰 항력이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날개의 주 역할은 기체를 떠오르게 하는 양력을 발생시키는데 있다. 이에 따라 항력보다 더 큰 양력을 낼 수 있는 날개의 단면 모양, 날개의 길이 등이 연구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동체와 날개를 연결해 항공기 전체가 하나의 큰 날개 역할을 할 수 있게 설계되기도 한다.
항공기의 날개는 공중에서 기체의 무게를 지탱하고 양력을 발생시키는 주 날개와 비행 방향 및 자세를 제어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꼬리날개가 있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를 보면 날개가 두 겹인 복엽기다. 이는 당시 확보할 수 있는 추진력으로는 보다 큰 양력을 발생하는 대형 날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의 기술로는 대형 날개를 제작할 수 있는 소재나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두개의 날개를 달아 비행에 필요한 양력을 확보한 것이다.
비행기의 표면을 따라 움직이는 미세한 공기의 흐름까지 테스트하는 풍동 실험은 표면의 마찰을 줄이고 보다 우수한 항공기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필수요소다.
비행기 조종하는 3가지 방법
이렇게 디자인된 비행기를 조종하는 방법은 크게 요잉(Yawing), 피칭(Pitching), 롤링(Rolling) 등 세 가지다.
전투기에서 여객기까지 모든 종류의 항공기는 대부분이 세 가지 조종 방법을 적절히 배합해 다양한 비행이 이뤄지며, 에어쇼를 벌이는 곡예용 항공기 역시 원리는 동일하다.
요잉은 비행기 동체를 좌우로 움직이는 것으로 자동차가 좌회전·우회전 하는 것과 같은 움직임이다. 요잉을 하기 위해서는 수직꼬리날개 끝에 부착돼 있는 방향타(러더)를 좌·우로 움직여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오른쪽 페달을 밟으면 방향타가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비행기의 수직꼬리날개는 왼쪽으로 공기의 힘(양력)을 받게 돼 동체는 오른쪽으로 회전하게 된다.
반대로 왼쪽 페달을 밟으면 방향타가 왼쪽으로 움직이고, 비행기의 수직꼬리날개는 오른쪽으로 공기의 힘을 받게 돼 동체는 왼쪽으로 회전하게 된다.
피칭(Pitching)은 비행기가 상승하거나 하강하도록 하는 것으로 비행기 뒷부분의 수평꼬리 날개에 부착돼 상하로 움직이는 승강타(엘리베이터)의 조작으로 이뤄진다.
통상 조종간을 조종사 쪽으로 당기면 승강타가 위쪽으로 올라가고, 동체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앞부분이 위쪽으로 들리게 돼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조종간을 밀면 승강타가 아래로 내려가고 수평꼬리날개 위쪽으로의 양력이 증가돼 동체는 아래쪽으로 하강하게 된다.
롤링(Rolling)은 전투기에서 많이 사용되는 비행 방법으로 동체가 거꾸로 뒤집혀 비행하거나 동체를 중심축으로 좌·우 날개가 회전하는 형태의 비행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행기의 주 날개 뒷단에 부착된 보조날개(에일러론)의 좌·우측을 서로 엇갈려 상하로 움직임으로써 가능하다.
조종간을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오른쪽 보조날개가 올라가는 동시에 왼쪽 보조날개가 내려감으로써 오른쪽 날개는 양력이 감소하고 왼쪽날개는 양력이 증가해 동체가 시계방향(오른쪽)으로 돌게 된다.
반면 조종간을 왼쪽으로 움직이면 같은 원리로 보조날개가 반대로 움직여 동체는 왼쪽으로 회전하게 된다.
동체와 날개의 형태가 성능을 좌우하는 항공기는 공기저항을 적게 하기 위해 날개와 동체의 접합부문에 생기는 난류에 의한 마찰을 줄여 주도록 설계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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