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는 우주관광객을 위한 호화 숙소와 맛있는 식사는 즐기지 못하지만 달에서의 거주는 생각보다 편안할 수도 있다.
전 세계 과학자와 엔지니어, 대학원생들로 이루어진 팀에서 설계한 달 거주지 ‘루나 가이아(Luna Gaia)’는 최대 12명의 우주비행사들에게 신선한 채소와 생선, 널찍한 방, 그리고 소변을 재활용한 것이기는 하지만 깨끗한 음료수를 제공할 수 있다.
이 팀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국제우주학교에서 여름 내내 우주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 태양에너지를 모으고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자급자족형 달 거주지를 설계했다. 현재 나사(NASA)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데다 구글이 새로 제정한 ‘루나 엑스 상(Luna X Prize)' 덕분에 달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루나 가이아는 단순한 학술적 연구과제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이 팀은 지난해 자급자족형 달 거주지 계획을 NASA를 비롯한 몇몇 우주 프로그램 주관 기관에 제안했었는데, NASA에서 루나 가이아의 아이디어를 2020년경에 구축할 예정인 달 유인기지 건설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NASA의 아메스 연구소 물리학자인 윌리엄 마샬은 “이 아이디어는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는데 정말 유용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급자족형 달 거주지 계획에 따르면 루나 가이아는 원룸 규모의 아파트들이 서로 연결된 복합 주거단지다.
태양 방사능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화구 안에 자리 잡은 이 거주지에는 개인 주거지와 공동구역, 연구실과 사교 공간, 그리고 우주비행사들이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채소를 재배하는 온실이 있다.
필터와 정화장치, 그리고 박테리아가 구정물과 소변을 휴대용 물로 전환한다. 해조류 및 다른 녹색식물들은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한다. 이런 장치들 덕분에 루나 가이아는 90~95% 자급자족이 가능, 우주선의 물자공급 횟수를 줄이는 것은 물론 우주비행사의 체류기간도 늘릴 수 있다.
쾌적한 달 거주를 위한 6가지 장치
분화구에 거주지 건설
루나 가이아 설계자들은 달의 북극 근처에 있는 폭 1.6km의 분화구를 거주에 적당한 장소로 생각한다. 분화구의 벽면은 그림자를 드리워 우주비행사들이 태양 방사능에 노출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태양에너지 활용
폭 30.5m짜리 거울 12개가 햇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분화구 가장자리 위에 설치된다. 각 거울에서 반사된 직사광선은 집광기에 모여져 태양에너지를 생성하고, 이는 곧바로 물 저장소에 집중돼 증기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증기는 터빈을 돌려 거주지에서 쓸 전기를 발생시킨다.
팽창형 모듈로 구성
루나 가이아는 부풀릴 수 있는 팽창형 모듈로 구성된다. 팽창형 모듈은 벡트란(Vectran)이라고 하는 유연재로 만들어지는데, 벡트란은 케블러(Kevlar)보다 내구성이 우수하고 압축해서 운송할 수 있어 운송비 역시 적게 든다. 온실은 투명하지만 숙소는 달의 흙으로 엷게 덮여 있어 태양 방사능으로부터 보호된다.
수족관과 수경재배
민물고기인 틸레피아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비좁은 수족관에서도 잘 번식한다. 우주비행사들은 수경 재배한 밀과 시금치, 그리고 감자 같은 다양한 채소를 먹을 수 있다. 승무원들이 버린 구정물을 정화하는 해조류들도 훌륭한 단백질원이 된다.
소변의 재활용
소변이 이온 교환 필터를 통해 흐르면서 오염물질들이 제거된 뒤 해조류 탱크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해조류가 정화된 소변을 마시고 수증기를 방출하는데, 이를 응축기가 액화시킨다. 이 물은 승무원 숙소에 보내져 세면용으로 사용되거나 정수가 더 된 후 식수로 사용된다.
배설물의 분해
몇 가지 박테리아들이 배설물을 물과 미네랄, 암모니아로 분해한다. 이 물질들은 영양소가 풍부한 비료로 전환돼 식물과 물고기, 해조류에게 제공된다.
1. 전력 공급
2. 거울
3. 수족관
4. 숙소
5. 연구실
6. 해조류 탱크
7. 사교 공간
8. 온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