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피부에서 아이디어 얻은 신약 덕분에 약물 내성 있는 박테리아 근절시킬 수 있게 돼
개구리에서 마녀의 수프나 사마귀를 연상하던 시대는 갔다. 촉촉한 개구리의 피부가 기적의 약물로 새로운 명성을 얻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박테리아를 괴사시키는 개구리 피부의 분자들을 모방한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했다.
폴리메딕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닉 랜데킥은 “아직 이 화합물을 박테리아 제거에 사용해 본 적은 없다”고 말한다. 폴리메딕스는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펜 연구소에서 분사한 회사다.
오는 4월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인 이 화합물은 몹시 필요했던 것이다. 박테리아들이 아무리 강력한 항생제에도 금방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 박테리아인 포도상구균의 감염으로 인해 지난 2005년 미국에서 발생한 사망자만 1만9,000명에 달한다. 이는 HIV/AIDS로 인한 미국 내 연간 총 사망자 수를 훨씬 앞지르는 것이다.
항생제는 박테리아 내의 주요 단백질을 마비시킨다. 하지만 박테리아는 단백질의 수용체 부위를 변화시켜 약물의 공격을 피함으로써 항생제의 약효를 떨어뜨린다.
개구리에서 힌트를 얻은 이 같은 접근 방식은 박테리아의 막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들을 뚫어 확실하게 죽임으로써 박테리아의 생존 기술을 무력화시킨다. 이런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박테리아가 막을 완전히 새로 만들어 내야 한다.
랜데킥은 “박테리아가 이런 약물들에 대해 내성이 생길 가능성은 사람이 방탄 피부를 개발할 가능성과 같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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