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텔레비전, 컴퓨터, PMP 등의 영상매체는 분명 문명의 이기임에 틀림없지만 다른 한편에선 시력감퇴의 원인이기도 하다. 특히 텔레비전은 그 정점에 서있는 주범이다.
지난 2004년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박 모씨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시력보호용 거울 텔레비전’이라는 특이한 아이디어를 들고 특허청을 찾았다.
명칭에서 어느 정도 유추되듯 이 아이템의 핵심은 바로 거울이다. 시청자와 TV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TV를 돌려 시청자와 동일한 방향에 놓고 전면에 설치한 거울을 통해 간접적으로 화면을 보도록 하는 것.
쉽게 말해 TV를 집적 바라보지 말고 거울에 비춰진 화면을 보라는 것이다. 출원인은 이 방법을 통해 브라운관에서 방출되는 빛의 명암이나 전자빔이 눈에 끼치는 악영향을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어느 정도 일리있는 말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실소를 금하기 어려울 만큼 너무 많은 한계점이 존재한다.
먼저 이 방식을 도입하려면 거울과 시청자 사이에 TV가 위치해야 한다. 방 한가운데, 거실 한가운데에 TV를 놓아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거울을 통해 화면을 보면 좌우가 반전되므로 자막 한줄 읽기 위해 모든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이외에도 TV의 후면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로 인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함께 TV를 시청해야하는 대가족의 경우 벽 전체를 거울로 만들어야 할지 모른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하면 차라리 TV에 시력보호 패널을 하나 붙이는 것이 훨씬 쉽고 정확한 해결책임에 틀림없다. 때문에 아직 특허청의 공식 결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거절될 것이 거의 확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