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전쟁터에서는 많은 병사들이 사지(四肢)를 잃는다.
그런데 이것이 전투중이 아닌 수술실에서 더 자주 발생한다는 게 문제다.
팔과 다리의 동맥이나 정맥에 큰 부상을 입어 오랫동안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해당 부위의 조직이 괴사를 일으키게 돼 부득이 사지절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영국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의료기업인 베스큐텍(Vascutek)사는 최근 이처럼 사지 절단 위기에 놓인 사람들을 구해줄 차세대 인공혈관의 개발에 성공했다.
임시 사지 보호용 션트(TLSS)로 명명된 이 인공혈관을 활용, 손상된 혈관의 양끝을 이어주기만 하면 부상당한 사지에도 정상적으로 혈액이 공급된다.
부상자가 병원으로 이송돼 적절한 수술을 받을 때까지 조직의 괴사를 막을 수 있는 것.
특히 이 인공혈관은 군의관들의 신속한 의료처치를 돕기 위해 바늘로 찔러도 새지 않는 우수한 내구성의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제작돼 있다.
인공혈관에 직접 주사바늘을 꽂아 약물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축성이 우수해 환자의 상황에 따라 길이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의 하나다.
TLSS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획득, 안전성도 입증 받은 상태다.
베스큐텍 의 한 관계자는 “당초 TLSS는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미군들을 위한 구급 의료품으로 개발됐지만 금명간 일반 병원의 의사들에게도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철승기자 csyang@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