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처럼 계란을 삶을 때 우리가 습관처럼 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물속에 소금을 약간 넣는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이 같은 행동을 보고 계란에 짭짤하게 간이 배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여기에는 그 보다는 훨씬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있다. 소금의 단백질 응고작용과 변성작용이 그것이다.
실제 단백질이 소금과 만나면 가용화(可溶化)가 일어난다. 여기에 열이 가해지면 변성돼 젤처럼 응고된다.
즉 물에 소금을 넣게 되면 계란을 삶는 과정에서 껍질이 깨져 흰자가 흘러나오더라도 곧바로 응고돼 유출이 멈춰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콩물에 소금성분의 간수를 넣으면 응고돼 순두부가 만들어지는 것과 동일한 메커니즘이다.
또한 껍질이 깨지지 않더라도 소금 성분이 껍질 내부로 스며들어 흰자의 응고를 도움으로서 계란의 속껍질과 흰자를 분리시켜 준다.
삶은 계란을 먹을 때 한층 손쉽게 껍질을 벗겨낼 수 있는 것. 이외에도 소금은 흰자 단백질의 결착성을 높여 씹는 질감을 좋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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