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전자가 휴대폰이나 앞좌석 머리받침대에 장착하는 헤드레스(headrest) TV와 같은 이동 중인 목표물에 디지털 동영상을 전송하는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의 구현을 위해 무선전파가 건물이나 차량에 지속적으로 부딪치며 반사되어 나오는 일명 ‘다이내믹 멀티패스(dynamic multipath)’현상을 해결해야 했다. 이로 인해 동일한 TV 신호가 하나의 안테나에 수십 차례나 잡혀 튜너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과거 차량용 TV들이 이동 중 화면이 멈추거나 검게 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에 삼성과 LG는 전파 내에 추가적인 코드를 삽입, 튜너가 뒤섞인 신호를 걸러내고 원래의 데이터를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삼성의 A-VSB와 LG의 MPH 기술 모두 교통이 혼잡한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와 인근 고속도로에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끊김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이 두 기술은 현재의 디지털 TV 표준과 완벽히 호환돼 방송국들은 별도의 투자 없이도 기존 장비에 전환 장치(트랜스미터)만 장착하면 지상파 디지털 TV 방송을 모바일 기기로 송출할 수 있다. 더욱 반가운 사실은 일반 지상파 TV에서 방송되는 모든 프로그램들을 완전히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지상파 디지털 방송 표준화기구인 ATSC에서 양사의 기술을 시험하고 있으며, 올해 여름쯤에 한 쪽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모바일 지상파 TV 방송을 보는 세 가지 방법
HOW IT WORKS : 이동 표적으로의 방송 송출 메커니즘
TV 수신 안테나는 송신탑에서 송출된 전파[1] 뿐만 아니라 건물 등에 부딪힌 반사파[2]들도 함께 수신한다. 수신기가 이동 중이라면 반사파의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이 경우 다수의 전파가 혼합, 왜곡된 영상[3]이 만들어져 화면이 끊기거나 아예 방송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 A-VSB와 MPH 기술이 적용된 TV 수신기들은 각각의 신호들이 왜곡되는 방식을 표준화한 에러 교정 코드를 사용, 불필요한 데이터를 걸러내고 원래의 영상[4]을 재생한다. 가정용 TV는 전체 수신 전파 중 50%만 보정하면 되지만 모바일기기는 보정 비율이 75%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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