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광주에 거주 중인 최 모씨는 병원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일명 ‘건강진단서 자동판매기’가 바로 그것. 명칭에서 느껴지듯 이 장비는 건강을 진단하고 그 결과를 발급해주는 자판기다.
구체적으로 사용자는 자판기에 일정 금액을 투입한 뒤 안내 음성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자신의 건강을 점검할 수 있다. 먼저 신장, 체중, 연령, 성별, 병력 등 기본 사항을 입력하고 나면 자판기 내부에 장착된 체지방 측정기, 혈압 측정기, 혈류 측정기 등 각종 장비를 통해 실질적인 건강 상태를 체크 받는 방식이다. 자판기는 이 모든 과정을 완료한 후 데이터를 분석, 정상인과 비교한 결과를 프린터로 출력해 제공하게 된다.
병원에 갈 필요 없이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일견 상업적 타당성이 엿보이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이 자판기는 건강상의 몇몇 위험 신호를 알려줄 수는 있어도 질병 감염 여부는 확인해주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자판기의 결과를 과신해 병원을 찾지 않을 경우 병을 키울 수도 있는 것. 같은 이유로 분석결과가 사실과 다르게 나왔을 때에는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이 같은 한계점들을 감안한 듯 특허청은 이 아이템에 대해 정중히(?) 거절의사를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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