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사실은 CFC로 인한 오존층 구멍, 즉 오존홀(ozone hole)이 오직 남극과 북극에서만 발견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유독 남극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놓고 남극의 긴 겨울이 만들어내는 성층권의 찬 구름과 정체된 대기의 흐름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겨울 기간 동안 남극 성층권의 대기는 활발한 순환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정체된 상태를 유지한다. 구름 속 얼음 알갱이에 CFC가 고농도로 집적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얘기다. 바로 이렇게 축적된 CFC들이 봄이 돼 햇빛이 비춰지는 순간 일제히 튀어나와 주변의 오존들을 집중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이다.
남극에서 CFC의 염소이온 생성 반응은 햇빛이 비추기 시작하는 9월과 10월에 일어나고 찬 구름이 사라지는 여름이 오면 오존층 파괴 반응이 사라진다는 것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반면 북극의 경우 상공의 기단이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으로 둘러싸여 있어 대기 흐름이 복잡한데다 대륙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기도 해 겨울이 남극보다 짧으며 기온도 남극만큼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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