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개골은 여느 사람의 두개골과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크기가 오늘날의 사람보다 훨씬 작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두개골은 지난 200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류학자 리 버거가 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의 동굴묘지에서 발견했다. 그는 이외에도 수 천점의 유골을 발견했는데, 이 유골들은 동굴 구석에 쌓여 있거나 모래 속에 파묻혀 있었다. 또한 종유석에서 떨어진 광물질로 인해 해골 위에 석순이 자라는 경우도 있었다. 버거가 발견한 유골은 지금으로부터 900~2,900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였지만 보통 사람보다는 훨씬 작았다. 그 중에는 키가 90cm 밖에 안 되는 유골도 있었다.
이 발견은 즉각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작은 유골을 어떻게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로 분류할 수 있느냐는 것.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일명 ‘호빗(hobbit)’이라고 불리는 작은 유골이 발견된 것도 이 논쟁에 불을 붙였다. 호빗족은 성인의 키가 1m도 채 안 돼 발견 팀에 의해 새로운 인류 종으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버거의 이번 발견으로 호빗족이 현생 인류와 다른 종이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버거는 유골의 물리적 특징을 감안할 때 자신이 발견한 유골은 키가 작은 호모 사피엔스라고 믿고 있다. 옛날에 사람들의 체격 차이는 예상 외로 컸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