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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화돼 가는 남성 피임법

원격조종에서부터 초음파 요법에 이르기까지 남성 피임법도 첨단화돼 가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월.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엔지니어가 새로운 남성 피임법을 발표했다.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정자의 흐름을 차단하는 원격조종 피임법이다. 이 피임법은 아직 개념 구상 단계지만 테스토스테론을 건드리지 않는 여러 가지 실험적 피임법 중 가장 최신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남성중 55%는 피임의 부담을 기꺼이 떠맡으려고 했다. 하지만 실패율이 15%나 되는 콘돔과 복구가 어려운 시술인 정관절제술 등 극단적인 두 방법을 빼면 마땅히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시상하부의 호르몬 생산을 억제하는 남성용 피임약은 호르몬 감소를 보충하기 위해 매월 테스토스테론을 맞아야 하기 때문에 별로 매력적이지 못하다. 또한 임신을 통제하기 위해 호르몬 요법을 오랫동안 사용해 온 여성과는 달리 장기간의 호르몬 두절이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나온 새로운 남성 피임법은 정자가 움직이는 관인 정관에서 정자의 움직임을 막는데 주안점이 두어지고 있다. 이처럼 특정 부위에서만 정자의 움직임을 막는 요법은 심장 기능, 체중,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호르몬 요법보다 안전하다.

플러그 요법
작동원리: 의사가 정관에 작은 플러그를 이식해 정자의 움직임을 막고 인체에 도로 흡수되게 한다.
장점: 검증된 소재를 사용한다. 이 플러그는 인공관절에 사용되는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진다. 시술효과는 정관절제술과 같지만 복구가 쉽다.
진척상황: 셰퍼드 메디컬사는 지난 3월 82명을 대상으로 플러그의 성능과 안전성을 실험해 평가를 완료했다. 다음번에는 수 백 명을 대상으로 실험이 이루어질 것이다.
단점: 의사가 숙달되지 못했을 경우 플러그를 정관 안이 아닌 바깥쪽에 설치할 가능성이 있다.

원격조정
작동원리: 의사가 정관 안에 회로가 탑재된 작은 실리콘 조각을 넣는다. 이 회로는 열쇠고리의 버튼에서 받은 무선신호를 음파로 바꾸는데, 이 음파는 실리콘 조각을 팽창시켜 정자를 막는다.
장점: 열쇠고리 버튼의 조작에 따라 정자를 통과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몸에서 실리콘 조각을 제거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진척상황: 얼마 전 오스트레일리아의 과학자들이 회로 설계를 완료했다. 앞으로 2년 내에 동물실험이 실시될 예정이다.
단점: 라디오를 들으면 제멋대로 오동작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고주파와 신호코딩 기술로 작동하기 때문에 오동작의 가능성은 원천 봉쇄된다. 단점이 별로 없는 셈이다.



젤 요법

작동원리: 의사가 정관에 젤을 주입하면 정자 세포막의 pH 농도가 변하면서 정자가 이동 도중 분해돼 버린다. 시술 시간은 15분 정도.
장점: 베이킹 소다를 이용한 시술로 젤을 제거하면 다시 복원시킬 수 있다. 초기 연구에 따르면 한번 젤 시술을 받으면 적어도 10년 동안은 피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진척상황: 인도 정부는 올해 젤 요법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5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연구에 자금을 지원했다. 미국에서는 토끼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실험할 계획이다.
단점: 시술 초기의 몇 주 정도는 몸이 붓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초음파 요법

작동원리: 의사가 고환에 10분 정도 초음파를 발사하면 열이 발생해 약 6개월 동안 정자 생산을 방해한다.
장점: 치과 검진처럼 피임 시술도 연 2회 정도의 병원 방문으로 해결할 수 있다.
진척상황: 미국에서는 지난 4월부터 쥐를 대상으로 한 9개월간의 실험을 시작했다. 새로운 연구에서는 이 시술이 과연 복구 가능한지, 안전한지를 검증할 것이다.
단점: 효력 지속기간의 개인 차이가 어느 정도 있는지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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