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바이퍼
발명자: 팀 벤델
개발비: 25만 달러
개발기간: 2년
현재 상태: 시제품
버진 갤럭틱 외에 또 다른 우주여행사가 생기는 진정한 상업 우주여행 시대가 온다면 민간 우주기업을 위한 로켓엔진이 필요할 것이라고 팀 벤델은 생각하고 있다.
상업 우주여행 시대의 초창기에는 구입 직후 어떤 종류의 우주여행선에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형 로켓엔진이 나와야 한다는 것. 그래야 리처드 브랜슨 같은 억만장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우주여행사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벤델은 바이퍼라는 이름의 무게 23kg 짜리 시제품 로켓엔진을 내놓았다. 이 로켓엔진은 와이오밍 주 처그워터 외곽의 하이 플레인스 목장에 있는 과거의 핵미사일 사일로 안에 있다.
과거 록히드마틴사의 추진 계통 엔지니어였던 벤델은 바이퍼의 심플한 디자인 덕에 현재 로켓엔진 가격의 몇 분의 1밖에 안 되는 저렴한 로켓엔진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바이퍼는 낼 수 있는 추력의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일 수 있다.
대부분의 로켓엔진은 일단 점화되면 연료를 다 소모할 때까지 뜨겁고 빠르게 타오른다.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우주여행선이라면 처음에는 지구를 박차고 날아오르기 위해 높은 추력이 필요하지만 연료를 소모하면 기체가 가벼워지기 때문에 추력을 줄여야 한다.
일반인들은 우주비행사들이 견디는 수준의 중력가속도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과도한 가속을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추력을 줄이는 방법이 문제가 된다. 추력을 줄이겠다고 엔진실의 압력을 줄이면 엔진실 내에서 반사되는 음파의 파장이 달라진다. 만약 이 음파가 공명이라도 하게 되면 엔진의 특정 부위에 엄청난 열과 압력이 가해져 결국 엔진이 폭발할 수 있다.
바이퍼는 음파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다양한 주파수에 맞춰진 구멍들이 뚫려 있는 음파 완충기(acoustic dampener)와 이 구멍으로 음파를 밀어내는 실린더를 채용한 것이다. 기본 구조는 한 음을 늘여 불지 못하는 플루트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의 로켓엔진은 좁은 영역의 음파만 제거한다. 하지만 바이퍼는 이 음파 완충 시스템 덕분에 추력의 강도를 좀 더 폭넓게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우주여행선용 로켓엔진이 특정 우주여행선에만 맞게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바이퍼의 설계는 여러 우주여행선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다.
사실 벤델은 어느 정도 요행을 바라고 로켓엔진을 만들고 있다. 스피드업사의 회장인 밥 스타잉크는 “시장에서 사람들이 이 로켓엔진을 사느냐 마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고 말한다. 스피드업은 루나 랜더 챌린지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벤델의 로켓엔진을 사용했다.
스톤 에어로스페이스사의 회장인 빌 스톤은 바이퍼야 말로 소규모의 우주여행사에 걸 맞는 지능형 엔진이라고 말한다. 스톤 에어로스페이스는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로봇, 우주복, 기타 우주탐험용 장비를 생산하는 회사인데, 최근 록히드마틴 대신 벤델에게서 바이퍼 10대를 주문했다.
우주여행 사업에 뛰어들려는 회사는 직접 로켓엔진을 개발하는 대신 바이퍼를 사서 자사의 우주여행선에 장착하면 된다. 그리고 달 착륙 임무에서도 몇 대의 바이퍼만 있으면 궤도 이탈, 착륙, 이륙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0대의 로켓엔진을 주문한 것이다.
벤델의 회사인 프론티어 애스트로노틱스사는 와이오밍의 핵미사일 발사 기지를 우주공항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미 연방항공청에 요청했다. 벤델은 “현대는 우주여행의 골드러시 시대며 누구나가 이 시장에 뛰어들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그 사람들에게 땅을 팔 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HOW IT WORKS
이 로켓엔진은 음파가 공명해 엔진을 폭발시키기 전에 완충기를 사용, 음파를 분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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