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 작은 로터 여러 개를 연결한 풍력 터빈을 통해 싼 가격에 많은 전력을 얻는다
명칭: 하늘의 뱀
발명자: 더그 셀샘
개발비: 25만달러
개발기간: 9년
현재 상태: 상용제품
오늘날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지대는 면적이 작은 도시만하다. 거기에는 30층 높이의 터빈이 있고, 이 터빈은 747 제트기의 주 날개만한 프로펠러로 돌아간다. 이 거대한 풍력 터빈은 엄청난 양의 전력을 생산하지만 제작·운반·설치가 어렵고 돈도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풍력발전시장이 매년 40%나 커지면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발명가 더그 셀샘에 따르면 해결책은 작은 것에 있다. 터빈에 연결된 하나의 축에 작은 로터를 최대 수 십 개까지 연결한다면 보다 적은 자재를 사용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캘리포니아 풀러튼의 아파트 뒤 소로에 설치된 풍동에서 나무를 깎아 만든 바람개비가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 같은 풍력 터빈 디자인은 1,000년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셀샘은 다중-로터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지난 1980년대 초반에 이미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당시 어빈의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유체역학을 배우고 있었는데, 교과서에는 단일-로터 터빈이 가장 큰 에너지를 발생시킨다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셀샘은 동의하지 않았다. 로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에너지도 커진다고 생각한 것.
물론 로터가 많을수록 따져야 할 물리학적인 요소도 많아지기는 했다. 다중-로터 방식에서 효율을 높이려면 무엇보다도 모든 로터가 바람을 한껏 받아야 한다. 기존의 다중-로터 터빈은 이것이 안 됐고, 옆 로터의 후류만 받았기에 효율이 낮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로터 회전축이 바람을 가장 잘 받을 수 있도록 돌아가야 할 것이고, 또한 로터와 로터 간에 적절한 간격도 띄워놔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오늘날 초대형 풍력 터빈에 달려 있는 로터의 10분의 1 크기로도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해 내야 한다.
셀샘은 캘리포니아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 하지만 20년 동안 그는 참신한 풍력 터빈 개발에 매달렸다. 지난 1999년에는 헤비메탈의 기타리스트로 잠시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다시금 풍력 터빈 개발에 매달렸다.
2003년 그는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에서 7만5,000달러를 받아 3,000W급 풍력 터빈 개발에 도전했지만 7중-로터 방식의 설계가 난관에 부딪쳤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는 2,000W급 2중-로터 풍력 터빈을 가정용으로 20대 이상 팔았다. 그 풍력 터빈은 모두 교외에 있는 그의 작은 공장에서 만든 것이다.
과거 제너럴일렉트릭에서 터빈 테스터로 근무했고 현재는 캘리포니아 테하사피에서 풍력 시험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브렌트 샤이벨은 “셀샘이 만든 풍력 터빈은 시장에서 돌풍을 불러일으킬 정말 극소수의 물건 중 하나”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이것이야말로 더 많은 전력을 뽑아 낼 수 있다며 별의별 풍력 터빈을 가져와 실험해 달라고 하지만 물리학 법칙만 놓고 봐도 그 중 대부분은 진작부터 답이 안 나오는 것들이라는 얘기다.
2중-로터 풍력 터빈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셀샘은 말한다. 그는 언젠가 축의 길이가 몇km에 달하는 거대한 다중-로터를 하늘에 띄울 것이다.
셀샘은 “우리는 통이 크게 연구할 것”이라면서 “이 기술을 사용한 풍력 터빈은 GE의 어느 야심찬 계획보다도 더 강력한 물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W IT WORKS
각도를 조절해 모든 로터가 바람을 가장 잘 받게 하면 풍력 터빈의 효율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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