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끝에는 동영상을 기록하는 카메라를 부착하고, 귀에는 블루투스 이어셋을 꽂아서 음성을 기록한다. 카메라와 블루투스 이어셋은 요즘 인터넷 화상연결에 쓰이는 것으로 각각 3만원, 1만8,000원에 불과하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해 모션 센서 3개를 한쪽 손목과 허리, 한쪽 무릎에 달았다. 이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걷는지, 누웠는지, 마시는지, 흔드는지를 알 수 있다.
KIST 연구팀은 다소 비싼 200만원짜리 연구용 모션 센서를 썼지만 보다 기능이 단순한 센서를 활용한다면 약 30만원으로 가능하다. 또한 손에는 다루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전자태그(RFID)를 판독하는 아이글러브를 끼었는데, 이것은 7만원짜리다.
이렇게 카메라, 블루투스 이어셋, 모션 센서, 아이글러브로 잡아낸 멀티미디어 정보들은 라이프로그 미디어장치(LLM)로 옮겨져 나중에 검색해 찾아볼 수 있도록 똑똑하게 분류된다. 이 미디어장치는 시판중인 소형 컴퓨터를 사용했다. 핸드백 속에 쏙 들어갈 만한 손바닥 크기의 컴퓨터로 110만원짜리 일제 컴퓨터다.
선택사양이라고 할 수 있는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가 가장 고가의 부품이다. 안경처럼 쓰고 있는 이 디스플레이는 별도의 스크린이 없어도 찾아낸 동영상을 눈앞에서 재생해 볼 수 있고, 키보드 없이 허공에서 입력도 가능하다. 가격은 160만원.
미디어장치로 쓰고 있는 컴퓨터가 키보드와 디스플레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만난 사람이 누군지 가물가물할 경우 눈치 채지 않게 살짝 검색해 볼 수 있다.
또한 계속 누적되는 정보를 안전하게 전송해 따로 저장해 둘 서버가 필요하다. KIST 연구팀이 취침 시간과 가장 사적인 시간 등을 빼고 활동시간을 중심으로 하루 12시간동안 시스템을 켜두었을 때 저장된 정보량은 780MB이어서 메모리도 기술적으로나 비용상 심각한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서버 비용을 별도로 했을 때 KIST 연구팀이 구현한 라이프로그 시스템의 비용은 총 480만원. 하지만 센서를 저렴한 것으로 바꾸고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를 생략한다면 150만원으로 지금 당장 라이프로그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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