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나트륨, 마그네슘 같은 금속은 쉽게 탄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양의 화염을 내뿜는다. 하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 폭발하지는 않으며, 연소하면서 생긴 재가 산소를 차단하기 때문에 놔두면 천천히 꺼진다.
하지만 금속이 화재를 일으켰을 때 뭘 갖고 소화를 해보려고 하면 일이 오히려 심각해진다. 마그네슘은 공기 중에서보다 이산화탄소 중에서 더 잘 타기 때문이다. 따라서 느리게 불타던 마그네슘 조각에 이산화탄소 소화기를 뿌리면 훨씬 더 강하게 불타오른다. 왼쪽 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불타는 마그네슘 조각에 이산화탄소 소화기를 뿌리면 불길이 사방으로 번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마그네슘은 이산화탄소에 더 잘 반응하며 심지어는 영하 78˚의 드라이아이스(고형 이산화탄소) 속에서도 탄다. 우측의 호박등은 드라이아이스 덩어리에 구멍을 파고 약간의 마그네슘 조각을 넣은 후 불을 붙여 만든 것이다. 이 호박등은 1분 동안 환하고 격렬하게 타올랐다.
금속 화재에 물이나 소화 포말을 쓰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킨다. 금속이 녹으면 수증기가 녹은 금속을 아무데나 흩뿌릴 수 있다. 게다가 뜨거워진 금속은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시켜 자칫 대규모 수소 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 금속 화재 진압에는 모래나 소금을 뿌릴 것을 권장하지만 이조차도 잘못 사용하면 참극을 부를 수 있다.
지난 1993년 매사추세츠의 한 공장에서 나트륨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서에서는 비축해두었던 소금으로 불길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소금이 축축했던 탓에 불이 꺼지기는커녕 수소 폭발이 일어났고, 많은 소방관들이 큰 화상을 입었다.나트륨 화재가 일어날 경우 소방관들이 할 일은 도망치는 것뿐이다. 금속 화재는 너무 뜨거워 진압하기가 대단히 곤란하다.
achtung!
집에서는 절대 따라하지 마십시오. 타는 금속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제어하기 힘듭니다. 소화기를 뿌리면 불길을 더 크게 만들뿐 아니라 폭발할 위험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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