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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기묘한 세계

두 가지 화학물질을 혼합시켜 만든 유독물질의 빛이 양자역학의 기묘한 세계를 보여 준다

1920년대 양자역학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염소화합물로 이루어진 표백제와 과산화수소를 혼합하면 불빛이 나타나 조명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이론에 비춰보면 그렇게 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일반적으로 과산화수소가 염소를 만나면 분해돼 산소분자를 생성한다. 이때 생성된 산소분자는 높은 에너지 상태의 전자 1개를 지니고 있다. 이 전자가 낮은 에너지 상태로 되돌아가면 남는 에너지는 광자 상태로 빛을 발하게 된다. 이는 일종의 상식처럼 보이지만 양자역학의 이론으로 볼 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계산을 해보면 이 같은 전이를 통해 생긴 에너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광자 수준을 넘지 못한다. 또한 양자역학의 3가지 법칙을 놓고 보면 산소분자가 높은 에너지 상태에서 낮은 에너지 상태로 변하는 전이는 일어날 수 없다.

그렇다면 상식을 거부하는 이 양자역학의 이론을 믿고 포기해야 한단 말인가. 아니다. 두 가지 불가능이 만나면 새로운 가능성이 피어날 때도 있는 법이다.

산소분자가 여기(勵起)된 상태로 머물러 있는 한 전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산소분자는 다른 여기 상태의 산소분자와 충돌해 대칭의 법칙을 깬다. 그러면 두 전자가 동시에 낮은 에너지 상태로 돌아간다. 그러면서 그들은 전자 하나를 내놓으면서 두 배의 에너지를 낸다.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주홍색 빛이 생성되는 것이다. 결국 불가능하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뜻밖의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타키온처럼 이론상으로는 성립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타키온은 빛의 속도를 뛰어 넘는다는 가상의 입자다.

표백제와 과산화수소를 섞어 이런 멋진 세계를 구경할 수 있다면 물리학이 고도로 발달할 미래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적포도주와 드라이 마티니를 섞는 것으로 빛보다 빠른 속도의 여행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빛을 내는 글라스

이 도구들은 빛을 내는 글라스 실험에 사용된 것들이다. 일반적인 표백제와 과산화수소로는 발광하는 액체를 만들기 어렵다. 이에 따라 파퓰러사이언스는 밝은 빛을 얻기 위해 30% 농도의 과산화수소 용액에 순수한 염소가스를 혼합시켰다.

염소가스 용기는 부주의하게 취급할 경우 대단히 위험하다.

과산화수소와 염소가스의 결합으로 선명한 주홍색 빛이 생성됐다.

ACHTUNG! 이 실험을 가정에서 따라하거나 화학물질을 먹어서는 안 된다. periodictable.com을 찾아가면 테오도어 그레이의 더 많은 실험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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