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정구영 편집장
Q 올해 말로 예정된 KSLV-I의 발사 준비 상황 은 어떤지요?
A 9월께 러시아로부터 1단 로켓의 지상 검증용 기체(GTV)가 도입되면 이것을 발사장에 세워놓고 국내에서 개발된 2단 로켓과의 결합 및 연동 테스트를 진 행하게 됩니다.
모든 테스트가 끝나면 러시아로부터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장에 대한 인증을 받게 되며, 이후 발사를 위한 1단 로켓의 비행 모델을 인수하게 됩니다. 이후 과정은 1단 로켓을 세우고, 여기에 과학기술 2호 위성이 탑재된 2단 로켓을 결합한 뒤 발사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러시아로부터 GTV의 도입이 지연되거나 나로우주센터에 대한 러시아의 인증에 시간이 소요되면 전체 일정은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장 건설이 마무리되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발사대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연료공급 및 발사 충격을 흡수하는 전체 발사장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 발사장에는 각종 케이블만도 150 km가 소요되며, 연료와 액체산소 등을 공급하는 배관도 수십km에 달합니다.
배관의 경우 극저온 연료가 통과되기 때문에 보온병과 같이 이중 진공상태로 제작되며, 이 같은 배관은 주로 선박에 사용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이 건설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A 로켓을 발사하는 기술은 발사체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발사준비 단계부터 직전의 카운트다운 단계, 그리고 목표로 하는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려놓는 단계까지 공개되지 않는 기술적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러시아로부터 도입이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같은 발사기술입니다.
우리도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해 수많은 실패를 반복하면서 개발을 진행한다면 온전히 우리의 힘만으로 로켓 발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로켓의 경우 러시아로부터 단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과학자들이 러시아에 파견돼 러시아 과학자들과 함께 공동 개발한 것을 들여오는 것입니다.
러시아와의 공동 개발과 이를 통한 기술습득은 오는 2017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KSLV-II) 개발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Q KSLV-Ⅰ은 두 번 발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 는데?
A 기본적으로 러시아와의 협약은 2회 발사로 돼 있습니다. 현재 계획상으로는 올해 말과 내년 3·4분기가 목표입니다. 만약 두 번의 발사 중 한번이라도 실패하면 한 번 더 발사하는 2+1 형태의 협약입니다.
Q 향후 우주개발 계획은?
A KSLV-I 발사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인공위성을 발사하게 됩니다. 물론 다목적 실용위성 시리즈의 발사는 해외 로켓과 발사장을 이용하게 됩니다. 2016년에는 저궤도 위성만이 아니 라 정지궤도용 위성의 독자 개발을 위한 기 반을 마련하고, 2017년에는 우리 힘으로 설계·제작한 한국형 발사체(KSLV-II)가 발사될 예정입니다.
이 같은 기술 축적을 통해 오는 2020년에는 달 탐사를 위한 달 궤도 위성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는 달에 무인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Q 선진국의 우주개발은 자원확보와도 연관이 큰데?
A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우주에 태양열 발전소를 세우는 아이디어를 검토 중입니다. 태양열의 경우 막대한 에너지원이지만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효율이 낮아지게 됩니다.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태양에 근접한 위치에 태양열 발전소를 세우는 것입니다. 통상 지구와 태양간 거리의 30분의 1만큼 접근하면 태양 에너지의 효율은 30배 이상 증가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의 특허출원도 검토 중인 단계인데, 우주에 세우는 태양열 발전소는 현재의 기술만으로도 어느 정도 가능한 상태입니다.
다만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의 효율성과 이에 대한 투자의지가 중요한 것이지요.
인류는 45억년의 기간 동안 각종 식물이 태양 에너지를 받아들이면서 생성한 화석연료를 100여년 만에 고갈시킨 상황입니다. 현재 선진국이 우주개발에 투자하는 주된 동기는 자원확보며, 미국이 달 탐사를 재개하는 것도 달에 가득한 헬륨3를 이용하려는 목적 때문입니다.
우리가 달 탐사를 서두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백홍열 원장
1953년생으로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응용물리학 학사와 미국 코넬대 응용물리학 석·박사를 거쳤다. 1975년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연구원으로 입사, 1995년까지 각종 유도탄 개발에 참여했다. 1995년 항공우주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1호 개발을 담당했으며, 2005년 12월 항공우주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사업, 소형 위성 발사체 발사 등 굵직굵직한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