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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 보유 기술, 디자인 통해 재창조 되다

대덕특구가 보유한 첨단기술이 디자인을 통해 재창조 된다.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이사장 박인철)는 정부출연연구소가 밀집된 대덕특구의 첨단기술을 상품화하기 위해 디자인 지원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는 대덕특구가 보유한 기술들이 첨단을 달리지만 막상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감각적인 디자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구본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한국계 디자인 회사 이노디자인(대표 김영세)과 공동으로 ‘토탈 디자인 지원 사업’을 전개해 왔다. 토탈 디자인 지원 사업은 대덕특구의 첨단기술에 감각적인 디자인을 접목하는 것을 말한다.

특구본부는 이노디자인과 공동으로 설립한 이노디자인 D스튜디오를 통해 추진한 디자인 지원 사업의 결과물로 모두 8종의 제품 또는 콘셉트 디자인을 발표했다.

이들 제품 또는 콘셉트 디자인이 성공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발표된 디자인만으로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 인켈의 전자사전

오디오기기 업체로 최근 대덕특구에 입주한 인켈은 유럽언어를 다루는 전자사전을 개발, 특화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한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토탈 디자인 지원 사업을 통해 감각적인 디자인의 전자사전을 개발했다.

D스튜디오는 디자인 기반이 탄탄한 유럽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디지털기기적인 디자인은 피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즉 사전=책이라는 기본 콘셉트를 충실히 반영해 디지털기기가 아니라 마치 한권의 책과 같은 모습으로 전자사전을 디자인한 것.

이 전자사전은 접은 상태에서는 마치 가죽 양장본인 한권의 책으로 보이지만 펼치면 디지털 기기인 전자사전이 나타나는 형태다. 기존의 전자사전 가운데는 가로 방향으로 펼쳐지는 디자인을 채택한 것도 있지만 인켈의 전자사전은 일반적인 책과 같이 세로 방향으로 펼쳐지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인켈은 이 전자사전의 주요 수요층으로 유럽 유학생이나 유럽 여행자, 그리고 유럽 지역 해외근무자 등을 꼽고 있다.

▒ 엑셀코리아의 폴코

엑셀코리아는 나노코팅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나노코팅 기술은 각종 용기의 표면에 적용함으로서 유해분자와 자외선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당초 엑셀코리아는 나노코팅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 용기 디자인 개발을 요청했다. 하지만 D스튜디오는 엑셀코리아가 보유한 기술을 판매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D스튜디오는 폴코(POLKO)라는 나노코팅 기술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생수용기에 디자인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생수용기에 엑셀코리아가 가진 기술이 적용됐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다. 이 같은 점을 감안, D스튜디오는 폴코 자체를 브랜드화, 심벌로 만들었다. 즉 생수용기를 비롯해 엑셀코리아의 나노코팅 기술이 적용된 각종 용기에는 폴코 심벌이 인쇄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가 폴코 심벌만으로 각종 용기에 대한 신뢰성을 인지하도록 한 것이다.

▒ 뉴로스의 IFO 알람시계

뉴로스는 실내에서 날아다니는 완구제품을 개발한 업체다. 하지만 완구시장에서 뉴로스의 제품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스튜디오는 뉴로스가 가진 비행완구 기술을 알람시계에 접목하는 디자인 콘셉트를 개발했다. 알람시계의 경우 정해진 시간에 잠을 깨워주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날아다니는 소형 비행물체의 등장은 소리와 함께 보다 효과적으로 잠을 깨워 줄 것으로 판단한 것.

D스튜디오와 뉴로스는 미확인 비행물체(UFO)와 반대로 확인된 비행물체라는 이름으로 이 알람시계에 IFO라는 이름을 붙였다.

IFO 알람시계는 본체와 비행체로 분리돼 있으며, 3개의 원이 세 잎 클로버처럼 연결된 비행체는 지정된 시각에 프로펠러가 작동된다. 즉 비행체는 본체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함께 빛을 내며 소비자의 잠을 깨우게 되는 것.

IFO 알람시계는 리모컨을 이용해 본체의 시간 조정과 알람 설정을 할 수 있다. 또한 알람이 작동되는 동안 비행체는 실내공간을 자유 비행하게 되며, 설정된 시간이 종료되면 이륙지점으로 돌아옴과 동시에 알람 작동이 종료된다.

▒ 이머시스의 소라

우수한 3D 사운드 기술을 보유한 이머시스는 그동안 소프트웨어 형태로 기업 대상의 판매만을 진행해왔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거래를 할 경우 불법복제 등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PC 업체나 음향기기 업체를 대상으로 한 기업 간 거래에서도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이머시스는 D스튜디오와의 디자인 콘셉트 개발 과정에서 불법복제의 위험이 없는 하드웨어 제품을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즉 3D 사운드 기술 전체를 지칭하는 개념인 ‘메이븐’과 이를 구체화시킨 ‘소라’ 디자인을 채택한 것.

나선형의 구조를 가진 소라껍질은 귀에 대면 바다소리가 들리고 소리의 울림이 연상돼 사운드 기술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 이미지와 맞아떨어졌다. 3D 사운드 기술을 보유한 이머시스는 이 소라 디자인을 통해 MP3 플레이어와 외장형 사운드 카드라는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이머시스의 MP3 플레이어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시장 공략이 가능하며, 외장형 사운드 카드는 PC의 USB 포트에 연결하면 두개의 스피커만으로도 다수의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원테크놀로지의 오아제

가정용 의료기기 업체인 원테크놀로지는 두피자극을 통해 탈모방지가 이뤄지는 탈모치료기기인 오아제(Oaze)를 공급중이다.

오아제는 수 십 개의 실리콘 돌기를 통한 진동자극과 함께 의료용 레이저를 두피에 전달함으로써 탈모를 억제하고 발모를 촉진한다. 하지만 오아제는 투박한 모습으로 인해 일상적으로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랍 속에 넣어두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D스튜디오는 거실이나 침실 한 켠에 놓아둘 수 있으면서도 거슬리지 않는 디자인 개발에 주안점을 두고 디지털화된 백자 도자기와 같은 디자인을 채택했다.

평소에는 거치대와 함께 둥근 형태의 조형물처럼 보이지만 사용할 때는 상단 부분을 머리에 쓰는 형태로 두피자극이 이뤄짐으로써 노출된 공간에 놓아두는 것이 가능하다.

▒ 피에조랩의 골프 퍼팅 트레이너

피에조랩은 압전 케이블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압전 세라믹을 이용한 센서를 개발했다. 압전 케이블 또는 센서는 케이블이 눌리는 힘을 이용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것으로 속도위반 카메라가 있는 곳의 도로 바닥에 설치된다.

주로 도로의 교통량 체크나 침입 감지, 공장의 생산라인이나 에스컬레이터의 비상 정지용 센서로 이용된다. 최근 들어서는 로봇 청소기 등의 충돌감지센서 또는 각종 운동량 분석기 분야에도 활용되는 추세다. 피에조랩은 이 기술을 활용해 골프 퍼팅 트레이너를 개발했다. 이 제품을 골프채에 끼운 상태에서 퍼팅을 하면 헤드와 공의 충격량을 계산해 골프공의 비거리가 얼마인지 알려준다.

D스튜디오는 센서, 건전지, 디스플레이, 레이저, 스피커 등으로 구성된 이 제품이 다른 골프 용품과 조화를 이뤄야 하고, 골프 퍼터에 끼웠을 때 가볍고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요구에 맞춰 티 핀을 모방한 형태의 디자인을 채택했다.

▒ 미니미드림의 트랜스 스캔

미니미드림은 3D 모델링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 업체가 보유한 기술은 여러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3D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인데, 매우 단순한 하드웨어만으로 3D 스캐닝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면 기존의 3D 스캐닝 기술은 레이저 발생부와 다수의 광센서 등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D스튜디오와 미니미드림은 이 기술을 오락용 입체사진에 사용하는 것보다 성형외과의 얼굴 모델링이나 피트니스 센터의 체형관리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후 디자인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의 입체사진 영역보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개발한 디자인 역시 성형외과나 피트니스 센터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디자인 개발을 통한 시장 개척은 미니미드림이 오락용 입체사진 업체에서 의료보조기기 분야로 사업 영역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며, 앞으로 추가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의료용 계측기기 분야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

▒ 조아스텍의 하이디

조아스텍은 초미세 기포를 발생시켜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통상적인 목욕의 경우 목욕 세제를 스펀지 등에 묻혀 몸과 피부에 문질러 주는 방식이지만 초미세 기포를 이용하면 문지르는 과정 없이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과 공기를 혼합해 모공의 5분의 1 크기의 초미세 기포를 만들고, 이 기포가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하기 때문에 때를 밀기 어려운 노약자나 민감한 피부의 유아, 그리고 아토피 환자에게는 피부자극 없는 목욕이 가능하다. 또한 목욕을 시키기 어려운 애완동물의 목욕에도 적합해 충분한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

D스튜디오는 조아스텍의 초미세 기포 발생 목욕기가 작동되면 목욕물을 단 시간 내에 백색의 우윳빛으로 바꿔준다는 특징에 주목해 우유팩을 기본 디자인으로 채택했다. 하이디(HEIDI)라는 이름으로 명명된 이 초미세 기포 발생 목욕기는 욕실의 한 켠에 놓여있는 것만으로도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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