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수명이 있듯 체모 또한 처음 자라나서 성장을 멈추고 빠질 때까지 일정한 수명이 있는데, 다리 털 등 여타 체모들은 머리카락보다 수명이 짧아 많이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인체의 체모는 활발히 자라나는 성장기, 모낭이 생장활동을 멈추는 이행기, 모낭이 모든 활동을 정지하는 휴지기 등 모두 3단계로 나눠진 인생을 살아간다. 이를 털의 모주기라고 한다.
머리카락은 성장기가 약 2~8년에 이르는 반면 다리털은 5~7개월, 팔의 털은 1.5~3개월에 불과하다. 겨드랑이 털이나 음모, 속눈썹 등도 성장기는 1~6개월 정도다. 수명이 1년도 되지 않는 여타 체모들이 최대 10여년에 이르는 시간동안 성장하는 머리카락의 길이를 쫓아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머리카락은 정기적으로 이발소나 미용실을 찾아 잘라줘야 하지만 다른 체모들은 평생토록 다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일 다른 체모들이 이처럼 상대적으로 짧은 성장기를 거쳐 빠지지 않고 머리카락처럼 수년 이상 계속 자라난다면 눈썹과 겨드랑이 털, 코털 등을 깎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해야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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