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동차는 프로판가스를 사용해 분당 38ℓ의 물을 가열, 뜨겁고 강력한 수증기로 바꾼다. 제작진은 7.5m 길이의 이 증기기관 자동차가 최고 273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과거 증기기관 자동차의 최고속도 기록을 64km 이상 뛰어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람은 영국의 자동차 마니아이자 귀족인 에드워드 몬태규다. 일견 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증기기관 자동차의 제작에는 기증받은 부품, 폐차에서 입수한 부품, 새 부품, 그리고 특수 제작한 부품 등이 다양하게 혼용됐다.
실제 증기 밸브는 근처의 발전소에서 구한 것이다. 또한 엔진의 물 펌프와 가열 기구는 차 주전자에서 가져온 것이다.
제작진은 수트케이스 크기의 스테인리스 소형 보일러 12대를 설계했다. 프로판가스와 공기를 혼합해 이 보일러에 흡입시킨 후 1,093℃에서 점화하면 약 3㎿에 해당하는 엄청난 열이 나온다. 수석 엔지니어인 매트 캔디는 “책에는 우리가 원하는 설계가 나와 있지 않아 설계도 직접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나가는 시점에서도 이 증기기관 자동차는 아직 시험주행을 거치지 않은 상태일 것이다. 유타 주의 보네빌 소금평원에서 9월 실시될 예정이던 시험주행이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금평원은 부드럽고, 평탄하며, 무엇보다 대단히 넓다. 이 때문에 이런 차량의 시험주행을 하는 데는 거의 유일무이하다고 할 만큼 이상적인 장소다. 이 360마력짜리 차량이 최고속도 기록을 내려면 가속하는데 5km, 감속하는데 또 5km를 달려야 한다.
★ THE H2WHOA CREDO: 자가 조립은 위험할 수 있다. 파퓰러사이언스는 출간 전 모든 프로젝트를 시험해 보지만 결국 본인의 안전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항상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안전규정을 지키며, 제반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 |
■ 에드워드 몬태규의 증기기관 자동차 내부
보일러
12개의 스테인리스 소재 보일러가 4개씩 조를 이뤄 배치돼 있고, 파이프로 상호 연결된다. 이 보일러에 장착된 약 3km 길이의 뜨거운 쇠 파이프(직경은 2~22mm) 내부에 압축공기로 물을 집어넣는다. 물은 출발할 때는 외부 탱크, 고속주행 때는 내부 탱크에서 공급된다. 보일러는 물을 3단계로 데운다.
처음에는 70℃, 두 번째에는 250℃로 가열해 증기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세 번째로 400℃까지 강하게 가열해 건조 증기를 만든다. 보일러에는 세라믹과 실리카 소재 방열판이 있어 주변기기가 녹아버리는 것을 막으며, 이 증기를 40기압으로 압축한다.
터빈
터빈의 양쪽에 있는 청색 공업용 밸브가 스로틀 구실을 한다. 이 밸브는 터빈 속으로 증기를 초음속으로 통과시킨다. 273km의 속도를 내려면 2단식 터빈의 경우 분당 1만3,000번을 회전해 360마력의 출력을 내야 한다.
운전석
차대는 철제 파이프로 만들어졌지만 운전석은 강도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내열성 탄소섬유로 특별 제작됐다.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는 동안 운전자인 찰스 버넷 3세는 이 운전석에서 속도계, 엔진회전속도계, 압력계, 그리고 192개의 차내 센서에 연결된 경고등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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