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 단위에서 보자면 리튬이온 배터리는 정단자(+)와 부단자(-) 사이에서 전하된 이온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이온이 움직이면서 전자를 방출하고, 방출된 전자가 배터리 밖으로 나가 자동차를 움직이는 것이다.
각 배터리 셀에는 종이처럼 얇은 소재가 들어있다. 라미네이트 처리가 된 수m 길이의 이 소재야 말로 배터리의 심장이다. 이 소재를 샌드위치에 비유하면 정단자와 부단자는 빵이고, 세라믹으로 만든 절연체는 고기라고 볼 수 있다.
시보레 볼트의 180kg짜리 T형 배터리 팩은 3V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 300개로 이루어져 있다. 이 셀은 3개가 한 묶음으로 조립돼 있으며, 각 묶음은 전선으로 연결돼 있다.
T형 배터리 팩은 일반 자동차의 구동축이 있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계기판 아래에서부터 뒷좌석이 있는 곳까지 앞뒤로 뻗어있다.
■ 3차원으로 본 배터리의 화학구조
배터리의 힘은 결국 얼마나 많은 전기를 얼마나 빠르게 생산하느냐의 문제다. 이는 정단자의 화학적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인산철리튬[A]과 리튬망간산화물[B]은 모두 이온들이 빠르게 드나들 수 있는 3차원 격자구조를 가지고 있다.
■ 리튬이온 배터리 이을 후계자는 초고용량 축전기? 리튬이온 배터리의 뒤를 이을 축전기구로는 누구나 뛰어난 성능을 가진 초고용량 축전기를 꼽는다. 초고용량 축전기는 두 플레이트 사이의 전기장에 에너지를 저장한다. 초고용량 축전기는 배터리보다 빠르게 충전되며, 더 강한 전기 펄스를 방출한다. 또한 거의 무한히 쓸 수 있다. 여러 업체에서 초고용량 축전기를 만들고 있지만 그 중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회사는 바로 이스터(EEStor)다. 이스터의 초고용량 축전기는 내년 등장할 항속거리 400km급 전기자동차인 젠 시티 카에 장착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이스터의 초고용량 축전기 시제품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회사의 제품 개발은 철저히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 나온 보도에 의하면 “분말결정화 기술의 완성도를 입증해 현존하는 제품은 물론 미래의 제품에도 뛰어난 기술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이스터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라고 돼 있다. 하지만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것은 별로 신뢰감이 드는 발언이 아니다. 현재까지 나온 초고용량 축전기의 전력 용량은 아직 기존의 배터리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며, 그 한계를 뛰어넘는 이스터나 다른 메이커의 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기존 배터리의 대체재가 아닌 보조재로 사용될 것이다. 시동을 걸 때처럼 많은 힘을 빠르게 내보내야 하는 때는 초고용량 축전기를 사용하고 장거리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는 배터리에서 얻는 방식이다. 이 같은 콤비네이션은 잘 어울릴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조만간 은퇴할 것 같지는 않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