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이는 온도는 1,648~1,926℃ 정도. 하지만 세탁용 소다, 석회, 붕사 등을 모래에 섞으면 규토의 수정 결정 구조를 붕괴시켜 훨씬 낮은 온도인 1,093℃에서도 녹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매우 뜨거운 온도인 만큼 조심해야 한다.
유리는 지금으로부터 7,000년 전 페니키아 상인들이 모래밭 위에서 요리를 하다가 우연히 만들어 냈다고 한다. 당시 우연히도 모래에 다른 물질이 섞여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래쪽에서 공기를 받아 타는 숯불은 유리 제작에 필요한 소재를 녹일 정도의 열은 되지만 완전히 액체로 만들 만큼의 온도는 못 된다. 그 때문에 기포가 발생해 유리가 부였게 될 수 있다.
필자는 유리 제작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재료를 잘 섞은 다음 주철로 된 팬에 넣고 가열했다. 그리고 녹은 재료를 흑연으로 만든 형틀에 부은 다음 재차 흑연으로 된 스탬프로 눌렀다.
석회와 붕사를 섞어 만든 유리는 녹는점이 가장 낮지만 빨리 식히면 열응력으로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천천히 식혀야 한다.
파이렉스라는 상품명으로 잘 알려진 붕규산 유리는 녹는점이 높지만 빨리 식힐 수 있다. 필자는 두 가지 유리 소재로 메달을 하나씩 만든 다음 불 속에 두었다. 불은 몇 시간 후에 꺼졌다.
모래로 유리를 만들면 아주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기존 유리를 녹여서 해보는 편이 실용적이다. 못 쓰는 시험관이나 포도주병, 색유리 등은 보통 품질이 우수한 붕규산 유리다. 하지만 유리는 매우 날카로우며 녹으면 아주 뜨거워지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문양 새기기
녹은 유리를 형틀에 넣고 스탬프를 찍어 모양을 새긴다.
냉각
석회와 붕사를 섞어 만든 유리는 너무 빨리 식힐 경우 깨져버린다.
완성
이렇게 만든 유리는 투명도가 좋진 않지만 필자가 만든 완성품, 즉 사진에 형틀과 함께 나온 것은 예쁘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achtung!
주철 팬에 내열온도 이상의 열을 가하면 매우 위험하다. 이 기사에 나온 유리 제조 방식을 가정에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규토를 다룰 때는 항상 방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