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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의료 영상기기로 바꿔놓은 엔지니어

[Best of What’s New 2008] 셀 스코프<br>고배율 현미경 장착한 휴대폰으로 개발도상국 환자 현장서 진단

“아무것도 없는 벌판 한 가운데서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진단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다니엘 플레처는 이렇게 말하면서 만화경과 휴대폰을 합쳐놓은 것처럼 생긴 장비를 꺼내들었다.

휴대폰에 현미경을 장착한 이 장비만 있다면 환자의 창백한 피부나 슬라이드 글라스 속에 있는 환자의 혈액 샘플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다음에는 휴대폰에 딸린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전송하면 된다.

이 사진이 멀리 떨어진 연구소에 도착하면 거기서 의료진이 사진을 살펴보고 병의 징후를 찾은 다음 초기 진단 결과를 알려준다. 이 모든 과정이 10분도 안 돼서 끝난다.

이 때문에 이제는 병원에 가기 힘든 개발도상국 환자들도 현장에서 바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가난한 나라의 환자들은 병원 문턱도 밟기 힘들지만 전 세계 인구 중 80%는 휴대폰 기지국 근처에서 살고 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의료기사인 플레처가 대학원생들에게 휴대폰, 그 중에서도 카메라폰과 현미경을 하나로 합친 휴대형 진단 장비를 만들라고 지시하면서 셀 스코프는 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복도를 걷다가 이런 의문이 들었어요. 대학원생들이 광학장비에 대해 공부하게끔 할 방법이 없을까?”

“이제는 병원에 가기 힘든 개발도상국 환자들도 현장에서 바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들이 사용할 카메라폰은 가장 단순한 모델이었기 때문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지만 똑딱이 카메라의 현미경으로 쓸 수 있는 부품을 찾는데 몇 개월이나 걸렸다.

필요한 부품을 적재적소에 끼워 넣은 셀 스코프는 50배율 확대 및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이는 적혈구와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변형 기생충을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개량된 셀 스코프는 결핵, 피부 상태, 위험한 곤충이 물어뜯은 자리, 그리고 비정상적인 사마귀 증가 등을 진단할 수 있다.

플레처의 제자인 에릭 더글러스는 얼마 전 콩고를 여행하면서 이 현미경 장착 카메라폰을 실제로 사용해 보았다. 그는 “현재까지는 의사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플레처와 대학원생들은 특제 렌즈로 더 작은 셀 스코프를 만들어볼 계획이다.

셀 스코프를 상용화시켜 널리 전파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그는 이 장비가 전문 응급구조사들이나 건강관리사들에게도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플레처는 이런 휴대형 진단기기가 있으면 건강관리사들도 즉석 검진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들이 의사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 환자의 상태를 알려주면 된다는 것. 그는 특히 이 기기 덕택에 건강관리 비용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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