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나머지 하나는? 바로 머리카락이다. TV나 영화에서 봐왔던 흑인 어린아이들을 곰곰이 떠올려보자.
남녀를 불분하고 하나같이 곱슬머리의 소유자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출생 이후에 파마를 한 것이 아니라 아예 곱슬머리로 태어난다.
물론 백인종과 황인종 중에도 선천적인 곱슬머리가 있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반면 흑인종은 거의 예외가 없다.
진화론자들은 이 원인을 기후환경으로부터 찾는다. 흑인종이 살았던 아프리카 및 열대지역의 기온이 연평균 25℃에 이를 만큼 뜨겁기 때문에 급격한 체온상승을 막기 위해 피부가 검어지고 머리카락도 곱슬머리로 진화했다는 것.
그런데 곱슬머리가 정말로 이 같은 효과를 발휘할까. 그렇다. 구체적으로 곱슬머리는 일반적인 생머리에 비해 공기구멍이 많다.
때문에 스펀지처럼 외부의 열기가 두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단열재의 구실을 할 수 있다.
또한 빈 공간이 많은 만큼 공기의 유입도 상대적으로 원활하다.
이로 인해 두피에서 배출된 땀을 한층 효과적으로 증발시킴으로서 우수한 냉각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즉 곱슬머리는 햇빛 차단과 체열 배출을 용이하게 하는 일종의 그늘막이자 에어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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