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견 두 제품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유달리 유통 기한은 이처럼 큰 차이가 난다. 왜일까.
정답은 살균법과 포장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우유는 일반적인 살균 목적이 젖소로부터 전염될 수 있는 결핵균을 사멸시키기 위함이다.
이 결핵균은 비교적 약한 열로 살균이 가능하기 때문에 살균 공정을 마친 우유라도 부패를 유발할 수 있는 세균들이 일부 살아있는 상태다.
물론 전체 잔존 세균의 숫자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 이하로 엄격히 제한돼 있지만 모든 세균이 완벽히 제거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우유는 포장용기도 종이팩이나 합성수지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그리고 포장을 할 때 공기를 빼내지 않고 넣어진 채 밀봉한다.
이와 달리 두유는 생콩을 원료로 하고 있고, 이 콩 안에 있는 여러 효소들을 불활성화시키기 위해 고온에서 완전히 익히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세균들은 거의 박멸된다. 포장법에 있어서도 우유와 달리 산소나 햇빛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포장재를 사용한다.
두유(콩물)는 산소나 햇빛과 접촉하면 쉽게 산화한다. 밀봉 작업 이전에 산소가 포함된 공기를 제거하고 질소와 같은 불활성 기체로 대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차이로 인해 우유는 공장에서 출고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반 세균의 번식이 시작될 수 있는 반면 두유는 세균 증식이 거의 없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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