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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에서 보는 과학기술과 경제의 미래

미래에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이 같은 의문은 모든 사람의 화두(話頭)다. 미래학은 과거 또는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최근 미래학이 제시하고 있는 과학기술과 경제의 미래는 상반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랑이나 분노의 감정을 이메일로 보내고, 치약만 물고 있으면 자동으로 이를 닦을 수 있을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하지만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학은 미래에 대한 예측을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얼마나 준비하고 노력하느냐 여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인지도 모른다.


자료제공: 한국산업기술재단 기술과 미래

미래학(futurology)이란 과거 또는 현 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 모델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미래학이라는 용어 자체는 지난 1940년대 초반부터 쓰기 시작했지만 연구가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미래학이 다른 학문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미래사회를 연구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누구도 실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래학이라는 학문은 존재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있지만 미래학이라는 말이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은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감이 현대인 사이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미래학은 현실도피의 무책임한 학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그 같은 비판이 무리가 아닐 정도로 허망한 희망적 몽상, 또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미래학은 현대사회 속에서 미래 사회를 시사(示唆)하는 변화의 조짐을 찾아내려는 것인 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현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미래학 에서 바라보는 과학기술과 경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꿈을 현실화시키는 과학기술

지난 2005년 발표된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BT) 산하 기술예측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면 미래사회는 꿈을 현실화시키는 첨단 과학기술의 축복 세례를 받을 전망이다.

우선 네트워크 기반의 텔레파시를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먼 곳에 있는 타인에게 보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한 사랑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이메일로 보낼 수 있으며, 한걸음 더 나가 개개인의 두뇌를 타인과 직접 링크 할 수도 있게 된다.

인공지능(AI)이 발전해 침팬지나 돌고래를 인간지능 수준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침팬지나 돌고래를 이용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게 된다. 게다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이 박사학위를 받는 한편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전자 칩이 인간의 기억세포를 대체 해 기억용량이 늘어나고, 전자두뇌 이식으로 지능 역시 높일 수 있다. 특히 유전자 또는 화학심리적인 요인 분석으로 인간행동의 이유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 진다.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유전자를 통한 임신이 가능해지고, DNA를 압축해 최적의 유기체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TV 및 영화에서 본 소머즈나 600만불의 사나이 같은 바이오닉맨(bionic man)들이 참 가하는 올림픽도 열리게 된다. 애완동물에 원격제어장치를 부착해 잃어버린 애완동물의 행방을 찾는 것은 기본이다. 치약에 나노로봇이 들어 있어 프라그를 공략하며, 치약만 물고 있어도 자동으로 이를 닦아준다.

물론 완벽한 인공 눈도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양에너지의 생화학적 저장시스템이 개발되며, 나노기술로 만든 식물도 나온다. 현재 세계 경작지의 30%는 소금기가 많아 농사에 부적합한데, 나노기술로 만든 식물이 나오면 이 같은 자연환경의 제약을 받지 않게 된다.

물론 시골에서도 광범위한 센서 사용이 가능해 시골사람도 도시인만큼 똑똑해 진다. 정원에 소음방지기술을 적용해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차단할 수 있으며, 3D 프린터로 일상생활에서 쓰는 대부분의 소모품을 프린트해 쓸 수 있게 된다. 또한 홀로그램 TV가 나와 손가락으로 지시하기만 하면 TV 화면이 켜지며, 일일이 투표장에 가지 않아도 특정 메커니즘이나 시스템을 활용해 지구촌 문제에 대한 글로벌 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

브리티시텔레콤 산하 기술예측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만간 아군의 총에 의한 사상자는 없는 전쟁이 최초로 이뤄지고, 전쟁터에서 처음으로 군인보다 로봇 숫자가 많아지게 된다. 특히 전쟁터에 스마트 박테리아가 출현해 전쟁 행태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즉 스마트 박테리아가 인류의 군사적 위협으로 부상할 것이란 얘기다. 특히 자연재해를 가장한 적의 공격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자연재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적이 인공적으로 만든 지진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첨단 과학기술은 인류의 삶과 생각, 그리고 생활방식을 바꾸어 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울한 전망

미래학에서 내다보는 과학기술의 미래는 밝은 것을 넘어 환상적이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경제는 어떨까. 미국 발(發) 금융위기는 이제 겨우 시작이며, 장기적인 경기침체의 서곡이라는 진단이 많다. 조지 소로스 등 일부 투자전문가들은 시장의 자정능력을 예찬한 바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미국의 경제상황이 더욱 악화돼 일부 주 정부들이 파산을 신청하면 공무원, 교수, 교사, 경찰, 소방관, 환경미화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구매대금을 갚지 못하는 직장인,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는 대학생 등 다양한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우려가 있으며 미국의 3대 자동차업체 중 하나만 남고 모두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연금제도와 건강보험 등 미국의 사회보장제도는 이미 곪을 대로 곪은 상태며, 헤지 펀드 역시 버블 붕괴의 위험을 안고 있다. 물론 현재의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살아남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미국 정부의 국방예산이 줄어들지 않는 한 방산업체들의 매출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 예산이 집중 투자되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역시 한시적이지만 호황을 구가할 수 있다.

경기침체로 한 푼이 아쉬운 만큼 우리의 1,000원 숍에 해당하는 1달러 가게, 구두수선 가게, 그리고 중고품 가게 등이 활발하게 운용될 것이다. 대기업 중에서는 생필품이나 비교적 싼 제품을 판매하는 월마트, 맥 도널드, 그리고 e-베이 등의 생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경기침체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콘트라디에프 파동에 따르면 앞으로 경제부흥은 2032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콘트라디에프 파동은 구(舊) 소련의 콘 트라디에프가 발견한 경기의 장기파동으로 대략 48~60년을 주기로 경기가 순환한다는 이론이다.

실제 증기기관차의 출현으로 1814년 경제부흥의 정점을 찍은 이후 재차 경제부흥에 도달한 시점은 50년 후, 즉 석탄이 본격 사용된 1864년이다. 그로부터 56년이 흐른 1920년 전기의 출현으로 경제부흥의 정점을 형성하게 됐고, 54년이 흐른 1974년에는 석유를 통해 경제 부흥의 정점을 찍게 된다.

지난 2006년의 호 황은 전자 덕분인데, 앞으로 재차 경제부흥을 맞기 위해서는 나노기술이 활성화되는 2032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경기의 장기파동을 전제로 한다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발생한 경기침체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의 경기침체가 1930년대의 대공황 때처럼 수년 만에 지나 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19세기의 경기침체는 보통 25년간 지속됐다.

소비촉진과 출산장려가 중요

지난 2006년 유엔미래포럼의 각국 대표단 등 전문가들은 한국의 국가미래지수 (State of the Future Index Korea)라는 일종의 미래예측을 실시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시작해 잃어버린 10년을 겪게 될 공산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금융위기와 제조업 하강 속에서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사실 미래학자들은 10년 전부터 오는 2015년 지구촌 위기 도래를 예고해왔다. 미래학자들이 2015년을 지구촌 위기 도래 시점으로 꼽은 것은 몇 가지 요인이 중첩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현재의 선진국이 저(低) 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로 힘이 빠지면서 아시아로 권력이 넘어가는 시기며, 나노생산 공정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기술이 미완성 수준이어서 제조업 역시 어려움을 겪게 되는 시기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똑똑해진 군중이 국제기구나 연방 정부의 힘을 무서워하지 않고 각자 하고 싶은 대로 행동을 하게 되지만 이들을 다룰 리더십은 전무한 시기가 바로 그 때라고 미래 학자들은 보고 있다. 텔어스연구소의 미래예측보고서도 2015년 지구촌 위기 도래를 전망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부터 시작된 정보통신산업 붐이 끝나가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이 떠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사실 IT혁명과 정보통신산업 붐은 기적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속된 자본주의 경제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지난 1990년 이래 장기적인 글로벌 경제 붐, 즉 줄곧 성장가도만 달려왔지만 이제는 하락국면으로 돌아서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는 복잡 다양하게 변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충돌도 본격화된다. 그리고 지구촌의 자원고갈과 생태계 파괴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환경보존 또는 생태 계 복원을 위한 비용증가로 글로벌 경제는 주춤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인구가 감소로 돌아서면서 생산력과 구매력이 동시에 떨어지고, 지구촌 최저 출산국가임이 알려지면서 외국 투자자의 발길 역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진 발생 1년 전에는 개미가 도망가고 인구감소로 시장이 축소되기 10년 전에는 기업인들이 도망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가 최저 출산율 국가라는 낙인 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외국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는 힘들어진다.

일반적으로 소비를 촉진하지 않으면 기업이 제품을 생산해도 팔리지 않는다.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인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출산장려가 필수적이다.

러시아의 푸틴 총리가 지난 2007년 임신 의 날을 정해 수요일 하루를 전국적인 휴일로 정하자 며칠 후부터 외국인 투자가 러시아로 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투자유치는 출산장려가 전제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얘기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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