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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시대의 주역, 그린 카

세계 각국은 화석연료의 고갈과 에너지안보 확보, 그리고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녹색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침체에 빠진 자국 경제의 조기회복과 중장기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녹색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 등 개발도상국들도 그린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함으로써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린 카는 녹색성장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자동차, 클린 디젤자동차,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그린 카가 저탄소 녹색성장 유도는 물론 경기침체에서도 조기 탈출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자료제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과 기술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의 도래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은 온실 가스를 감축해 기후변화 협약에 대응하고 그린기술 개발을 통한 녹색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 선순환적인 경제구조를 이루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녹색성장은 우리 정부가 압축 고도성장에 따른 환경 훼손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아시아·태평양 환경과 개발에 관한 장관회의’에서 주창한 개념이다.

즉 경제성장은 유지하되 친환경적으로 성장의 패턴을 전환하자는 것이 녹색성장의 개념이다. 부연해 설명하면 녹색성장은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보호하는 경제성장을 이루자는 것과 환경을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해 경제성장을 도모하자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물론 온실가스 등 환경 부하를 감축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에너지 절감과 환경보호를 위한 새로운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설비 수요를 창출해 새로운 녹색시장을 창출함으로써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

결국 녹색산업을 통해 환경비용을 상회하는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녹색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이 같은 1석2조 녹색성장 전략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 등 개발도 상국에서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온실가스 저감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 미국은 이미 향후 10년 동안 환경 분야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해 5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영국은 100억 파운드를 투자해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일본 역시 2015년까지 환경관련 시장을 100조엔 규모로 확대하고, 관련 일자리를 220만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실행 전략에 있어서는 일본이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환경에 투자하는 기업에게 무이자로 대출해 주고, 에너지 절약 제품과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제품 구매를 장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에너지 절약형 주택 보급과 카풀 제도 지원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그린기술의 개발과 친환경 생산구조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세계 녹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1980년대 말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친환경 동력원의 개발뿐 아니라 식물이나 바이오패스를 활용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한 후 자동차 제조에 사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녹색성장 계획에 이어 최근 ‘녹색뉴딜’ 정책을 발표, 경기부양과 함께 녹색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수송수단과 관련해 11조원을 투입, 경부 고속철도와 호남 고속철도의 조기 개통을 추진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또한 대도시 간선급행버스 체계 구축, 지방자치단체 사이를 잇는 전국 자전거 도로 네트워크, 그리고 대도시 자전거 급행전용도로 건설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사실 녹색성장은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이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녹색성장 전략이 모색돼야 한다.

도요타자동차는 친환경 주택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태양 에너지를 주택의 전원으로 사용한 후 여분의 전력을 전기자동차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정전이 발생했을 때 자동차가 임시로 주택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산업과 주택산업간의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치열한 그린 카 개발 경쟁

고유가로 인해 그동안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환경 친화적이면서 에너지 소비가 적은 그린 카 개발을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 역시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그린카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초기에 이미 진정한 의미의 그린 카(Green Car)라고 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가 개발돼 운행된 바 있지만 충전시간은 물론 용량과 힘이 부족하고 주행 거리도 짧아 대량생산에는 실패했다.

이후 석유시대가 열리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앞 다투어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 개발에 치중해 왔다. 지난 1979년 2차 석유 파동에 직면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연료 소비가 적은 소형차와 전기자동차의 개발에 착수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GM과 도요타자동차다. GM은 1990년대 초 유가가 급등하자 전기자동차를 출시했지만 종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유가가 하락하자 상용화를 포기했다. 반면 1980년대 연비가 뛰어난 소형차로 미국 시장에서 경쟁 기반을 강화한 도요타자동차는 전기자동차의 결점을 보완하면서 장기적인 차원에서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도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뛰어들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무모한 전략으로 평가했다. GM과 도요타자동차 중 어느 업체가 올 바른 선택을 한 것일까. 도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인 프리우스(Prius)를 상용화한 1997년을 전후해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의 빅3는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픽업트럭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 자동차 개발로 막대한 순익을 거두었다.

당시에는 미국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면서 유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었기 때문에 빅3의 선택은 옳았던 것으로 보였다. 반면 도요타자동차의 초기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저유가로 인해 매우 저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도요타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와 함께 별도의 소형차 브랜드 개발에 착수했다. 물론 도요타자동차가 고유가 시대의 도래에 대비해 소형차 브랜드의 개발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의 21세기 자동차 수요를 주도할 소위 Y세대들에게 새로운 개념의 저렴한 소형차를 제공, 고객 기반을 넓힌다는 목적에서 소형차 브랜드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때도 도요타자동차 내부에서는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를 출시해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소형차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 비판이 대두됐었다. 하지만 도요타자동차는 2003년 싸이언이라는 소형차 브랜드로 3개 모델을 출시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성능 향상에도 적극 나서 사상 최고의 순익을 경신했다.



당시 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21세기 녹색성장시대에 대비해 친 환경 소형차를 비롯한 그린 카를 조기 상용화한 도요타자동차는 세계 최고, 최대의 자동차 업체로 등극한 반면 단기 순이익에만 치중해 연료 소비가 많은 자동차 개발에 몰두한 GM과 크라이슬러는 나락의 길로 빠지고 말았다.

청정연료 개발에도 적극적

주요 자동차 생산 국가들은 그린 카 의 개발과 함께 청정연료의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GM과 쉘은 그린 카 로드맵을 공동으로 작성한 후 모델 개발과 함께 관련 인프라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정유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석유 중심의 수송용 연료체계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그린기술의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녹색경제의 달성에 두고 있다. 실제 오바마 행정부는 1990년대 하반기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저실업, 저물가라는 신경제의 위업을 달성한 것과 같이 이번에는 그린기술을 기반으로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이를 통해 500만 명에 달하는 고용을 창출하고, 21세기 세계경제를 지속적으로 주도하겠다 는 것. 이미 미국 정부는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 인 빅3가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난 그린 카를 개발할 수 있도록 250억 달러를 저리 융자해 주었으며, 추가로 174억 달러를 운영비용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포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성능 향상과 모델 확장에 나서고 있으며, GM은 플러그인 자동차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벤처기업들 역시 전기자동차와 인프라 관련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14개 배터리 업체들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 성능 향상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린 카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기술과 시장을 선점한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성능 개량과 함께 GM이 선 두 자리를 차지한 플러그인 자동차의 2010년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정 천연가스 자동차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현재와 미래에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에너지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 판매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혼다자동차 역시 연료전지 자동차 분야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200대의 연료전지 자동차를 미국 소비자들에게 월 600달러에 3년간 임대,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하면서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선 것.

일본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한 그린 카 개발과 상용화에 있어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그린 카 관련 기술과 생산 기반이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 태양전지 생산의 40%와 배터리 생산의 60%를 점유하고 있으며, 연료 전지 관련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완성차 업계와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는 관련 부품업계가 미래를 조망하면서 원천기술 개발에 뛰어든 결과 세계 그린 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유럽의 자동차 업계는 그동안 EU의 규제 강화에 부응해 클린 디젤자동차의 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다.

도요타자동차의 2세대 프리우스가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것처럼 클린 디젤을 탑재한 유럽산 자동차의 미국 및 세계시장 판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클린 디젤자동차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이 가장 적으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못지않은 ℓ당 주행거리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고유가로 인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자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개발에 착수, 오는 2010년부터 출시할 계획이다.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당분간 가장 우수한 모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산학연관 통해 개발전략 수립해야

지난 2003년 당시만 해도 21세기 그린 카 시장의 선두주자를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는 관련기술의 개발과 상용화를 적극 추진해 세계 자동차산업의 4강으로 부상하자는 원대한 목표를 내 걸은 바 있다.

하지만 6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볼 때 그린 카 시장에서의 우열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올해 가솔린과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LPI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업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내수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성능 면에서 수입이 확대 될 일본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우위를 확보하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그런 만큼 재차 산학연관 협력을 강화, 그린 카 개발 전략을 수립·운용해야 한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그린 카 전략을 효율 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린 카의 개념을 친환경 소형차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 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로 소형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소형차의 범위는 배기량 1,300cc 이상, 2,400cc 미만으로 정의돼 있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업계의 판매 의존도가 높은 미국과 중국 등 국토 면적이 넓은 나라에서는 장거리 주행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말하는 소위 준중형과 중형 자동차도 소형차 범주에 편입시켜 그린 카 개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친환경 자동차의 개념도 바꾸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소위 미래형 자동차만 친환경 자동차로 간주해 왔다. 하지만 친환경 자동차의 범주에는 클린 디젤, 천연가스, LPG 등도 포함돼야 한다. 선진국 역시 이 같은 범주 에서 그린 카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그린 카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뿐 아니라 배터리를 포함한 전자·전기업체, 정유 업체, 철강 등 소재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국내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 간에 이미 제휴를 통한 개발이 시작됐지만 보완적이거나 틈새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의 협력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경기침체 하에서는 제휴를 통한 신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 자동차업계는 외국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시장의 수요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각국 정부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환경 및 에너지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 이어 EU가 50억 유로의 그린 카 개발 지원을 모색하고 있고, 일본과 중국도 대대적인 연구개발 지원에 나선 상태다. 우리 정부 역시 그린 카 개발을 지원하고 있지만 경쟁국 정부의 지원 규모와 자동차 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볼 때 지원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녹색성장시대에는 쓸모없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제품은 청정기술 제품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 자동차산업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이 저탄소 녹색성장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업계의 기술개발 노력과 함께 소비자들의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제고, 그린 카 수요를 증대시켜 나가 야 한다. 미국은 2007년 기준으로 환경에 관심을 보인 인구가 9,3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그 결과 그린 카를 비롯한 그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같은 수요 증가가 그린기술의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산업은 3차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순응하는 자동차업체는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로부터 생존해 21세기 자동차산업을 주도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부응하지 못하는 업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규모를 축소하거나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글_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
hklee@ki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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