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엔지니어링 사이언스 어낼리시스 코퍼레이션사의 엔지니어들은 위험한 도주차량의 질주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시제품은 맨홀 뚜껑 크기의 저인망 제동장치로서 안전(Safe), 신속(Quick), 차축(Undercarriage), 제동(Immobilization), 그리고 장치(Device)의 약자를 따서
스퀴드(SQUID)로 불린다.
현재 이 제동장치는 시속 56km로 달리는 픽업차량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이 제동장치를 작동시키면 운전자는 더 이상 가속을 할 수 없게 되고, 이 같은 방식으로 자동차를 멈추게 하면 피의자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을 수 있는 구경꾼의 부상 위험도
줄어든다.
더욱이 이 제동장치는 대부분의 부품을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을 사용해서 만든 것이다. 차축을 휘감는 섬유 재질의 띠(strap)는 트레일러트럭에서 짐을 묶을 때 사용하는 것과 같은 것이며, 자동차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원리로 발사된다. 개발팀은 내년쯤 시속 193km로 달리는 2.25톤짜리 트럭도 멈출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시제품은 눈에 띄는 흰색 원반 모양을 하고 있지만 고속으로 질주하는 도로에서는 이를 피해가기 어렵다. 더욱이 최종 버전은 도로의 표면과 거의 구분이 어려운 디자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마틴 마르티네스 사장은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최종 디자인의 모습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맨홀 뚜껑 크기에 흰색 원반 모양의 저인망 제동장치는 과속 타이어에 구멍을 내는 스파이크 차단기나 콘크리트 장벽보다 훨씬 안전한 차량 저지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차량 저지수단은 설치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여기에 차량이 부딪히면 튕겨 나가 주변의 무고한 시민에게 부상을 입히기 쉬웠다.
지난해 애리조나 주와 멕시코 국경을 지키는 한국경수비대원은 마약 밀수를 하던 대형 SUV 차량인 해머(Hummer)를 막으려고 스파이크 차단기를 설치하던 중 차량에 치어 죽는 사건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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