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환자에게 영리한 로봇 알약을 투여하게 될 것이다.
로봇 알약은 종양이 있는 부위로 이동한 뒤 질병이 있는 부위에 정확히 약물을 투여하고, 인체 밖으로 안전하게 배설된다. 이것이 바로 전자업계의 거대기업 필립스가 개발 중인 로봇 알약 아이필(iPILL)의 목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치료제는 질병 부위뿐만 아니라 투약이 필요 없는 건강한 세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한 번에 처방할 수 있는 약물의 용량이 제한되며, 신약을 개발할 때도 제한요소로 작용한다.
더욱이 대부분의 치료제는 장(腸)까지 도달하기 전에 위장에서 분해돼 버리기 때문에 각종 장 질환을 내복약으로 치료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의사들은 아이필과 같은 로봇 알약이 한 해 150만 명에 달하는 대장염, 결장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장내시경협회의 회장인 존 페트리니는 “이 같은 질환을 치료하는 기존의 약들은 대부분 인체의 골수에서부터 정자에 이르기까지 유독한 반면 치료효과는 떨어진다”며 “아이필의 기술은 이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는 매년 생물의학 연구에 8억 달러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며, 현재 동물실험을 통해 아이필의 기능을 점검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작업이 마무리되면 올 하반기에는 인체에 대한 임상실험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