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진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아무리 간단한 명령이라도 연산하기 전에 무려 1,000개나 되는 칩을 거쳐야 했다는데 있었다. 하지만 스탠포드 대학의 생체공학자 콰비나 보아헨은 최근 인간 두뇌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는 뉴로칩을 개발했다. 뉴로칩은 단 1개의 칩이라고 하더라도 병렬식으로 움직이는 6만5,536개의 실리콘 회로를 탑재하고 있다.
인간 두뇌의 뉴런 역할을 하는 이 회로 중 하나에 데이터가 도달하면 이 데이터는 다른 모든 회로에 전달되는데, 해당 연산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회로가 응답한다.
각각의 회로들은 블루진의 칩에 비해 처리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연산하는 뉴로칩은 같은 수의 뉴런에 필적하는 작업량을 소화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연산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뉴로칩을 이용해 간질이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두뇌가 가진 정보처리 방식의 결함을 알아내고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보아헨은 16개의 뉴로칩으로 구성된 뉴로그리드의 단가가 6만 달러이기 때문에 연구소에서 저렴하게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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