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유기농 우유는 제품에 따라 또는 국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의 우유제품 보다 25~40일 정도 유통기한이 길다.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낙농연구센터(WCDR)의 유제품 식품학자인 딘 섬머 박사에 따르면 유기농과 비 유기농 우유의 유통기한 차이는 착유(搾乳)지점, 즉 농장과 소비자 거주지 사이의 거리차이에 기인한다.
섬머 박사는 “미국의 경우 유기농 우유는 착유지에서 소비지까지 종종 수천km의 거리를 여행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우유가 상하지 않도록 하고 매장에 진열될 시간도 벌기 위해 대개 일반우유보다 훨씬 고온에서 살균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일부 무(無)살균 우유를 제외한 모든 우유제품은 이 같은 열처리 살균공정을 통해 병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을 없앤다.
하지만 일반우유들 대부분이 72~75℃의 고온에서 살균 처리되는데 비해 미국의 유기농 우유는 93℃ 이상에서 초고온 살균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우유를 변질시킬 수 있는 미생물을 더 많이 제거함으로서 유통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 특히 대다수 유럽 국가들과 일본에서는 살균처리에 더해 유기농 우유의 전 제조과정에 무균화 생산시스템을 구축, 유통기한 연장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유기농 우유를 초고온 살균처리했을 때 나타나는 단점은 없을까. 섬머 박사는 “살균온도가 높은 만큼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자칫 우유 맛이 생생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기농 우유는 일반우유에 비해 공기에 노출된 후 변질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일단 뚜껑을 개봉하면 가능한 빨리 마셔버려야 한다는 사실도 소비자 입장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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