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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저장된 과거 기억 스캔해 읽어

범죄 피의자의 뇌 스캔해 진범 여부 가려내거나 거짓말 탐지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독심술 기계 만드는 것도 가능해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공상과학(SF) 영화 ‘6번째 날’을 보면 사람의 기억을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아 복제인간에게 이식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처럼 머지않아 사람의 뇌 속에 저장된 과거의 기억을 다른 사람이 확인해 이용하는 날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최근 영국의 한 연구팀이 뇌의 신경계 활동과 관련된 뇌 혈류를 측정하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를 활용, 그 사람이 언제 어느 장소에 있었는지 정확히 알아맞히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의 신경과학자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 그의 연구팀은 최근 현대생물학지(紙)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사람의 장소 이동 기억은 뇌에 패턴화 된 형태로 저장된다”며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로 이를 분석해 과거의 기억을 읽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사비스 박사가 이번 연구를 위해 사용한 것은 가상현실 프로그램으로 만든 2개의 방. 4명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조이스틱 형태의 조종기를 주고 이 가상공간 속의 캐릭터를 움직여 사전에 지정된 8곳의 장소를 찾아가도록 지시한 것. 물론 이 과정을 수행하는 동안의 뇌 활동은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로 모두 스캔했다.

특히 기억의 저장과 출력을 담당하는 해마상 융기(hippocampus)를 집중적으로 관찰, 실험 대상자들이 지정된 장소에 도착했을 때마다 특정한 패턴이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의 예상대로 해마상 융기세포와 뉴런의 활동에서 특정한 패턴이 발견됐고, 이를 근거로 각 실험 대상자들이 캐릭터를 움직여 8개 장소에 도착한 순간의 기억을 찾아냈다. 세포와 뉴런 단위의 움직임만으로 사람의 과거 기억을 읽어낸 것.



하사비스 박사는 “이 같은 성과를 근간으로 기억이 뇌에 어떻게 저장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것이 밝혀진다면 어떤 요인이 기억 저장 기능을 붕괴시키는지 찾아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질환의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자들은 비록 이번 실험이 공간기억에 국한된 것이고, 기억이 입력되는 순간을 스캔해야 분석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후속 연구에 따라 사람의 과거 기억을 모두 알아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이 경우 범죄 피의자의 뇌를 스캔해 진범 여부를 가려내거나 기존의 거짓말 탐지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독심술 기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해지게 된다. 물론 당사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사람의 기억을 강제적으로 꺼낸다는 점에서 인간복제에 버금가는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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