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측정하려고 하는 대상의 속도나 위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대상의 내부에 센서를 넣어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스포츠 분야에서는 측정하려고 하는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인체의 동작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모션 캡처(Motion capture)가 활용된다. 인체의 필요한 부분에 센서를 장착한 후 움직임을 측정해 컴퓨터상에서 데이터화하고, 이를 재구성해 활용하는 것. 초기의 모션 캡처는 각 관절의 움직임을 측정하기 위해 복잡한 장비를 착용시켰지만 최근 사용되는 장비는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비교적 간단하게 측정한다.
즉 측정 대상자에게 검은색의 촬영 옷을 입히고 측정하려 고 하는 부위에 적외선 반사 마커를 부착한 후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는 것. 박태환 선수가 신체적 조건이 월등한 외국 선수들을 제치고 수영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도 이 같은 스포츠 분야의 측정 장비, 즉 훈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훈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내쇼날인스트루먼트의 그래픽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인 랩뷰(LabVIEW)다. 일반적으로 2진수를 기계어라고 한다. 기계들만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게 바로 프로그 래밍 언어인데, 한마디로 컴퓨터와의 대화를 위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그래픽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란 측정된 데이터를 그래픽으로 구현해 낸 컴퓨터 언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때문에 그래픽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는 사용자가 그래픽을 통해 쉽고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한다. 박태환 선수에게 사용된 훈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은 스트로크 당 전진하는 거리를 측정하는 등 구간별 속도만 측정할 수 있었던 기존의 스톱워치로는 불가능했던 실시간 속도 측정을 구현해 냈다.
특히 속도 측정 데이터를 영상과 결합시킨 어플리케이션도 기록 단축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측정 데이터와 선수의 실제 동작 영상정보를 결합시켜 속도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부분을 확인한 후 영법을 교정시킬 수 있었던 것. 이 같은 훈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고안해 낸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이상철 박사는 “랩뷰는 분석한 데이터를 쉽게 설명해 비전문가도 이해하기 쉬운 게 특징”이라며 “선수의 기량 향상과 기록 단축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그래픽 기반 프로그래밍 언어”라고 말했다.
국가대표 배드민턴 팀도 랩뷰가 적용된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의 훈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이 훈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은 카메라가 달린 특수 안경을 이용해 상대 선수의 움직임과 눈동자의 방향을 촬영한 후 축적된 데이터를 랩뷰를 활용해 분석 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이 같은 훈련 분석 데이터를 활용하면 발생 가능한 상황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처리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앞으로 랩뷰가 적용된 훈련 데이터 분석 시스템은 축구, 핸드볼, 하키와 같은 종목의 골키퍼 훈련 프로그램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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