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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모를 하면 털이 더 많이 난다?

수염이나 털은 깎을수록 더 많이, 더 빨리 자라난다는 말이 있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은 수염이 났을 때 첫 면도시기를 최대한 뒤로 늦추는 경우가 있으며, 팔다리에 털이 많은 여성들도 가능하면 제모를 하지 않고 버티려고 한다.

정말로 제모를 하게 되면 털이 더 많이 생겨날까. 과학적으로 이는 전혀 근거 없는 낭설에 불과하다. 아무리 면도와 제모를 자주한다고 해도 모낭 하나에서 1개 이상의 털이 자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제모를 하면 털을 약간 잡아당기게 돼 모근이 충혈 되고 영양도 좋아진다. 이 효과에 의해 일시적으로 털이 빨리 자라거나 굵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모낭 하나에서 자라는 털은 한 가닥뿐이며, 털이 일정 굵기 이상으로 굵어지지도 않는다. 문제는 과학적 근거는 차치하고라도 우리 눈에는 털이 더 빨리, 많이 자라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단적으로 말해 이는 제모에 따른 시각적, 심리적 이유에 기인한다. 일례로 털이 생명을 다해 저절로 빠지게 되면 가느다란 솜털이 새로 나와 점차 굵은 털로 자라나게 된다.



하지만 제모를 하게 되면 한창 생장기에 있는 털의 굵은 단면이 그대로 노출된다. 이것이 우리 눈에는 훨씬 까맣게 보이게 되며, 자라는 속도 또한 빠르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갓난아기의 머리숱이 적을 때도 우리는 으레 머리카락을 한차례 밀어줌으로서 숱을 많게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이것도 부모들의 심리적인 이유일 뿐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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