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자들이 난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여성의 질을 거쳐 자궁으로 이동한 뒤 다시 수란관 상단부에까지 도달해야만 한다. 질에서 자궁까지가 약 6~8cm, 수란관의 길이가 약 8~12cm이기 때문에 정자들은 최대 20cm에 이르는 길을 홀로 헤엄쳐 가야하는 것이다. 크기가 50~70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정자에게 이는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다. 과연 정자들은 어떻게 난자가 있는 곳까지 가는 것이며, 이동속도는 얼마나 될까.
먼저 정자는 올챙이와 유사한 형태를 하고 있는데, 꼬리부분을 움직임으로서 이동을 위한 추진력을 얻는다. 정자를 자동차로 비유하면 꼬리가 엔진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동속도는 1분당 평균 3mm 정도로 알려져 있다. 즉 정자가 질을 출발해 자궁에 도착할 때까지 약 20~27분이 소요되며, 난자와 조우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총 47~67분이나 된다. 물론 이는 정자가 쉬지 않고 움직였을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다. 이동 중 진행방향을 잘못 잡았거나 잠시 쉬어가기라도 한다면 난자와의 만남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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